비오는날은 공(?)치는날 (2)

2008. 11. 24. 13:49공사판일기

월요일 아침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립니다.

가을비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비가.

비오는날은 노가다 공치는날...새벽에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작업 시작하자마자비가 내린다.외부작업은 비를 맞으면서 할수도 없고 외부작업은 중지하기로 했다.

이른새벽 멀리서 오늘하루벌이를 위해 현장을 찾았건만 무심하게도 하늘에선 굵은비가

주룩주룩 가슴을 적시고... 못내 아쉬워하는 작업자들 하늘을 보고는 육두문자를 쏱아놓는다

그래도 형편이 좀나은 내부 작업자들은 작업을 할수있다.비를 맞지않고 작업할수 있기에...

그렇지만 그들의 가슴도 싸늘하기는 마찬가지...

경기가 좋고 일거리라도 많으면 오늘같은날은 핑계대고 하루 쉴수도 있지만 요즘 워낙 불경기이고

일거리도 줄어 하루 쉰다던지 아니면 볼일을 본다고 휴무를 하면 그나마 일거리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날도 일을 해야한다.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특히 비도 내리고 초겨울 날씨가 싸늘하기때문에 자칫 비를 맞으면 감기몸살에 시달릴수 있다.

얼마전부터 기온강화로 현장 여기저기에서 화목으로 불을 피우는것을 방지하기위해 지정된 장소에서

불을 피울수 있도록 난로와 갈탄을 준비해 주었다.내부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이 잠시 쉬면서 언 손이라도

녹일수 있도록... 우리 황반장님 아침부터 부지런히 불을 지핀다.(저기다가 고구마며 감자랑 구워먹으면 죽이는데...)

요즈음 경기가 침체되고 개인의 살림살이가 쪼들어 들다보니 현장에서도 예전(?)처럼 그런 풍경을 볼수가없다.

새참 시간이면 한곳에 모여앉아 온갖 세상살이 잡담을 하면서 저 불통속에 구워진 고구마며 감자며 나누어 먹으면서...

참집의 과부 아줌마가 어떻고 저떻고...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가 다 탓느니 마느니...

그랬었는데...그 듣기좋은 육두문자섞인 사투리가 그렇게도 구수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의 소식도 들을수 없고...

참집 과부아줌마의 누구를 따라갔는지 통소식을 들을수 없다.세상이 그만큼 어려워져 농담 한마디 할 여유조차 없을정도로

삶이 찌들고 삭막해졌다.참으로 이런 현실이 슬프다.

활활 타오르는 저 난로속의 불처럼 우리의 삶이 활활 타올랐으면...

버얼겋게 버얼겋게 타올라 꽁꽁 언 우리가슴 살살 좀 녹여 주었으면 좋겠다.

 

빗방울이 만나서 물을 이루고 물방울이 되어 다시 헤어지고...

-빗방울-

만남도 순간...

이별도 순간...

기약없는 만남위해 또다른 이별을...

만남의 순간은 짧고 달콤하지만 기다림의 세월은 고통이리라.

그기다림의 고통을 알기에 난 이렇게 이별에 아파하는가!

언젠인가는 다시 만날날 있겠지.

그날을 위해 안녕~

                                          박씨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