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만에 처음본 고드름에 몸도 마음도 꽁꽁...

2008. 11. 18. 10:34공사판일기

최근 계속되어오는 불경기 여파를 감안하듯 연일 매스컴에서는 100대 건설사 위기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어떻고

저떠니~ 따위의 뉴스거리를 앞다투어 보내고 있다.그걸 누가 모르나 유치원생 초등학생들도 다안다.그걸 뉴스라고~~~

경쟁이라도 하듯 티브이,라디오,신문 거기다 인터넷까지 아예 도배를 하고있다.

오늘아침 서울영하로 떨어진다고 어제 일기예보에서 잠시 들어 알고 있었으나 여기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아침 찬바람이 제법 매섭다.숙소를 나서면서 외투의 지퍼를 한껏 끌어올리고 두손은 주머니속에 푹 꽂고...

인도에서 돌아온후 처음 맞는 겨울 찬바람이다.06년 10월에 나갔다가 올해 6월에 귀국했으니3년만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겨울인 셈이다.늘 무더워서 탈이였던 인도와는 달리 추워도 너무춥다.

안그래도 구조조정이니 감원이니 해서 썰렁한 현장 분위기를 반영하듯 직원들의 어깨도 추욱 늘어져있다.

철근 작업자 20여명이 작업을 중지하고 집으로 돌아갔다.도저히 추워서 작업을 할수 없다고...

발주처 대리넘 전화와서 "소장님 겨울에 작업 안하는것도 아니고 이날씨에 작업 안하면 어쩝니까.공기 늦어지면요..."

충분히 그럴수 있는 말이지만 기분이 여엉~~~그래서 박씨 아재왈"야~시펄 니가 올라가서 함 해봐봐...지금 얼음 얼었어

그리고 이날씨에 3층에서 철근 작업해봐 바람 씽싱불고...그사람들도 사람이야"약간의 실랭이를 마치고 통화를 하는순간

싸늘한 바람이 손가락을 에인다.30분정도 바람을 쐬고 있는데 손가락이 아려오니 '작업은 무슨작업! 오늘은 집에 가는게 맞어'

가는사람 잡지도 않고 협력업체 소장 나무라지도 않았다.내일 준비 잘해서 다들 나오게 하고 오늘 술 마이 먹지 말라고 당부하고...

씁쓸한 마음에 홀로 현장을 돌았다.남아있는 형틀공들 참을 먹고 오는지 모두들 주머니에 손을 푹 꽂고...

"마이 춥지요~~추운데 조심해서 작업하이소오"하고 돌아서는데 김씨아니면 이씨겠지!"소장님 귀마개 안주능교?"

"야이 C-8 그걸 왜 나보고 달라하는데~ 당신들 소장넘한테 달라하지~" "아이 거기는 부도 직전인데...

큰집에서 줘야지요~~~"

'씨벌놈들 즈그들 소장넘은 디따 챙기네.지금 나두 죽을 지경인데... ' "알따 내 한번 알아보께 조심해서 일혀 사고 안나게..."

 창고 입구에 고드름이 달려있다.몇년만에 보는 고드름인가...♪♬예전같으면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이랬을텐데...

그러나 오늘은 저눔을 보니 온몸이 싸늘하게 얼어붙는것 같다.'저렇게 수정처럼 빛나다가 해가 뜨면 사라지겠지.!'

정확히 언제 고드름을 마지막으로 보았는지 기억이 없다.몇년전에도 보았으리라.자세히 보지않고 무관심해서...

모든 사람들이 자기와 상관없는 삶을 살기에 자기 자신 가족외에는 주변을 둘러볼줄 모른다..

수많은 풀꽂들이 이름없이 피고 지고...수많은 새들이 돌아오고 또 떠나가고...그냥 그 렇게 우리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것처럼 오늘도 내일도 연속된 일상처럼 계속 되겠지...

저푸른 하늘은 알고 있을까!이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지구란 땅쪼가리 중에 아주 조그마한 우리나라...

저하늘은 알고 있을까? (하늘아 하늘아! 니는 아나? 이 박씨 아재가 마음속에 무슨생각 하고 있는지...)

아직은 바람에 제법 맴시도 뽐내고 뒹굴어야 할 낙엽이 얼음속에 꽁꽁 ~~~내마음도 꽁꽁~~~

오늘은 몸도 마음도 저 얼음처럼 차갑다.3년만에 처음 얼음본 본 박씨아재의 생각...좆나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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