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싫타...

2008. 9. 12. 14:10공사판일기

'늘 한가위만 같어라'

예전에 어릴적은 이말이 무슨뜻인지도 모르고 그냥 좋았고

마냥 행복했었다.

운이 좋아서 운동화 한컬레나 새옷 아님 양말 한컬레라도...

그랬다.그작은 행복에 세상을 다가진듯한 기분이들던것이

유년시절의 추석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추석이나 설날이 실타...정말 실타...왜냐구요.

다들 잘 아시겠지만 노가다판에서 설명절 추석명절만큼 긴 휴무가 없다.그래서 마이 쉬다보니  돈도 마이 쓰이고 마이 쓰기위해서는 마이 받아야 하는것이 진리인데...

또 주는놈은 마이 안줄라고 하다보니 밀고 땡기고...

그노무 돈이 뭔지...

한달전부터 업체들 미팅하고 자금계획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고 챙기고 했건만...

!

!

!

 

터-졌-따-아... 

 

덤프차량 10여대가 노임 지불이 늦다고 현장에 진입하여 현장을 완전히 전쟁터로 맹글어 버렸다.

오후 5시반경부터 좌판(?)이 벌어졌다.

협력업체 사무실 집기류가 날개를 달고...주인잘못만나  속빈(?) 이슬이는 자기의지와는 상관없이 공중분해되어 이름도 모를 씨래기들과 동거를 하고...

이쯤되면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어... 개,소,말,닭,돼지순으로 온갖욕설이 난무하고 그중에 연약한 이슬이힘

등에업고 연장을 휘두르며...꼭뽀샤도 돈 안되는거만 부신다....

애꿎은 짜장면 그릇 단무지 그릇이 뽀샤지고... 짱깨 아재가 즈그돈 안준것도 아닌데...

 한두놈 이렇게 분위기 잡고 또 다른넘 흥정을 한다.어디서 들은것은 있어가지고 직불각서를 써달라느니

아님 소장이 노임을 책임지라느니.업체관리를 왜 그런식으로 하느냐 등등등...

이렇게 장장 5시간을 끈 마라톤좌판은 밥12시경에 내일 오전에 노임을 지급하기로 하고 결말이 났다.

시벌놈들$%^&*() 가면서도 자기들을 원망하지 말라며...차 가져가라니까 낼 가져간다고...

'낼 아침부터 콘크리트 타설있는데'...

그렇게 또노가다판의 밤은 지나고...새벽1시경 숙소에서 닭다리하나에 맥주한잔으로

늦은 저녁을 때우고...(맥주가 왜그리 쓰고 닭다리가 질기던지...)

담날아침 오전에 입금이 확인되고 하나둘 차량이 현장을 빠져나간다.

모른체 할수도 있지만 목구멍까지 참았던 욕지꺼리를 주워 담으면서 한마디 날렸다.

"야이 씹탱구들아.추석 잘쉬고 마카다 돈10마넌 씩 가져온나 밥한끼묵자아..."

현장을빠져나가는 덤프기사들 마치 옆집동생마냥 정겹게..."쏘장님 지송합니데이.추석시고 보이시더"

저녁에 들리는 소리에 '그래도 빡소장님 같은사람 없더라'그랬단다.

이런쉬발호랑 말코해삼 말미잘같으넘들... 

그렇게해서 1단이 마무리 되고 오후늦게 타설이 시작되고...

별다른 일이 없으면 12시경(밤) 타설이 끝날것 같은데...(끝나면 2판4판 공사판이 아이지...)

 

또-터졌따아...

우리의 천사표 이기사님...이슬이 2병비우고 한방에 현장 스톱...

콘크리트 치는데 정문 봉쇄해버렸따아.그것도 음주운전으로 딱 한방에...

이유인즉슨 즈그 사장노미 월급을 3개월이나 미루고 안준단다.

이양반도 전에는 잘나가던(?) 싸장이었는데...

불경기속에 장비팔고 남차 타면서 월급 받는데...너무나 순수하고 선한 사람이

말한마디 몬하다가...

이슬이가 무섭긴 무섭다.딱1병반(반명은 먹다 쏟았따아.우미 아까버러^&^)

장비사장넘 연락해서 해결하고...그거 해결하는데 2시간 넘게 결려 대기하던 레미콘차량

회차하고 다시 레미콘 부르고...오늘따라 하늘도 울먹울먹 간간히 굵은 빗줄기가 마빡을 때리고...

그렇게 그렇게 또하루가 지났다.12시경에 끝날것 같은 콘크리트 타설이 이기싸님의 라이브쇼땜에

결국 담날 새벽6시에 끝났다.

박씨 아저씨 우예됫을꺼 같습니꺼.? 한마디로 좆되부렸음다.꼬빡 날밤새고 사무실 의자에 기대어 잠시 깜빡 졸고 누가 문드드려보니 아침이다."콘크리트 끝났심더..."

 

텅빈현장... 아무도 없따-

직원들 몇명과 인부 2명 현장 돌며 뒷정리하고 가는사람 보내고...

현장을 돌던 관리양대리 "쏘오장님 상의드릴께 있심더"..."뭐꼬"

"쏘오장님 직원들 가는데 빈손으로 보내긴 그렇고 선물하나라도 전도금으로 사올까예"

"얼매짜리 살낀데?"

"3마넌짜리요"

"치야라 하지마라"

몬내 아쉬운 우리 양대리 고개를 숙인다.

직원들 모아놓고 간단하게 잘다녀오라고 하면서 작은봉투를 하나씩 나눠주었다.직원들 모두 표정이 의외라는듯...서로를 번갈아 쳐다보며 고맙심더.잘쓰겠심더...

내손이 왜그리 부끄러운지!

서서히 눈까풀이 무거워진다.

"똑 똑 똑"

"소장님 추석 잘보내시고요.잘다녀오세요".발주처 경리 아가씨다." 웅...잠시만 악수해야쥐이"

손한번잡고 흔들고 어깨함뚜드려 주고..."MISS 나도 잘 댕기와"(우미 역쉬 젊은 아가씨가 조아.ㅋㅋㅋ)

이렇게 또 하루가 가는가 나도 인제 올라가야지이...우리 가족이 기달리는 고향으로...

다들 제블로그를 방문해주시는분들  행복하시고 풍성한 한가위 되도록 빌깨요.

한마디 더 ! "업체 싸장님들 노임체불 절때하지 말고 바리바리...

지때지때 줍시당 꼬-오-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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