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밑에 참새가 얼어죽었어요~

2020. 11. 7. 11:35이판사판공사판

난로위에 주전자에는 도라지와 대추가...

아침기온이 올해 처음으로 영하로 떨어졌다.
현장에 가설수도 라인이 처음으로 얼었다.
"야야~ 고마누웠고 감나무 밑에 참새 얼어죽었나 나가봐라~"
어릴적 아침에 일어나지 않고 이불감싸고 누워있는 나를보고 아버지가 한말씀이 떠오르는 아침이다.
'얼마나 추웠으면 참새가 얼어죽었을까!' 라고 생각해 보지만 난 지금껏 단한번도 참새가 얼어죽은것을 보지못했다.
'매우춥다~' 는 것을 돌려서 표현했던 것이다.

엇그제 큰아들 녀석이 보따리를 싸서 원래 살던 집으로 들어갔다.
전역하면서부터 나름 계획이 있었는데 뒤늦게 실행을 했단다.

30년전 군대 전역후 전투복이랑 양말몇컬래 챙겨서 영천으로 떠났던 그날이 문득 떠오른다.
"해보다가 정 힘들면 돌아와라~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집떠나는 나를보고 아버지가 해준 말씀이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이후 난 아무리 어려워도 다시 돌아오지는 않았다.

아들이 떠나고 난후 텅빈 아들의 방을 볼때면 한편으로는 허전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한편으로는 이제 어느누구의 구속도 잔소리도 듣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홀가분하기도 하다.
특히 식성이 까다로워서 요리할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 그럴걱정이 사라지고 오롯이 나만의 요리를 할수 있다는것이 기쁨이다.

암튼 뒤늦게 시작된 나만의 자유 누려보자~~
그나저나 오늘따라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왜 이리도 나는지...
아버지와 내나이 차이는 서른두살
우리 아들과 내나이차이도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