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코밥상이지만 조촐한 생일상을 차리다.

2016. 8. 1. 11:33도전요리100선...

그냥 내가 하고싶은걸 하는것이 휴가다...

전날 뒤늦게 발동이 걸려 마신술이 과했다.

열대야에 잠을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냉수로 샤워를 한후 겨우 늦은잠을 청할수 있었다.

알람소리의 방해도 없고 이른아침 평소처럼 창문으로 해가 눈부신 아침태양이 방해를 하지도 않았다. 습관처럼 잠시 눈을 떳다가 이내 다시 잠들었다.

눈을 떠보니 어느듯 8시가 훌쩍 넘었다. 참 모처럼 늦잠을 자보았다.

마침 전날이 생일이지만 객지에서 생활하다보니 미역국을 챙겨먹지 못했다. 사실 객지에서 맞이하는 생일 그리고 미역국 한그릇이 그렇게 큰의미는

없지만 습관삼아 또 버릇삼아 안먹으면 괜히 허전하고 섭하고 뭐 그런듯하다.

생일날 아침 모친에게 평소처럼 안부전화를 드려 문안인사를 건내었다.

그리고 말미에

"어무이 더운날 낳고 이만큼 키우시느라 고생하셨소~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맛난거 많이 드시고 재미있게 보내소~"

"아이구~~~ 내 깜박했뿌다~ 미역국이라도 챙겨묵었나~~ 항상 조심하고~~~"

예전에 울어머니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나아가 이웃집 어른들의 기일까지...

하물며 사돈의 팔촌까지 모든 친인척 분들의 기일을 다꿰고 계실정도로 총기가 좋으셨다.

하지만  이제 나이앞에서는 어쩔수가 없나보다.


나를위한 미역국을 끓여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미역은 예전에 사다놓은것이 남아 불려두고 식육점에 들러 소고기도 제법 넉넉하게 구입해왔다.

사실 '혼밥' 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여럿이 모여서 먹는 밥맛과는 비교를 할수가 없다. 하지만 굶는것보다 나가서 사먹는것보다는 그나마 요리하는

즐거움과 또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다는 두가지 즐거움이 또다른 매력이 있다.

불려놓은 미역의 물기를 짜내고 참기름과 참치액을 넣어 달달달 볶아주고 썰어놓은 소고기도 넉넉하게 넣은다음 잘 저어주면서 익혀준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국간장을 넣으면 색이 진해지므로 소금으로 간을 하는것을 좋아한다.

이제 물을붓고 계속 끓여준다음 간을 맞추기만 하면 된다.미역국은 오래 끓일수록 깊은맛이 난다.

물론 미역이 좋아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미역국에 다진마늘이나 파 등 다른재료를 넣으면 향기때문에 미역국 고유의 향과 맛을 즐길수가 없어 깔끔한것을 좋아한다.

미역국에 넣은 부재료로 홍합이나, 참치, 닭가슴살 등 여러가지가 다 잘 어울리지만 그래도 생일날은 소고기가 들어간 것이 좋을듯하다.

모처럼 밥도 짓고 소고기미역국도 끓였으니 한상을 차려보았다. 나만을 위한 밥상 참 소박하고 또 소박하다.

계란후라이라도 하나 올리고 햄도 좀 구울껄 그랬나보다. 이런걸두고 '쥐코밥상'이라고 한다지...

하지만 또 어떠랴~

며칠전 재미삼아 담아둔 부추김치와 고추소박이등이 제법 맛나게 익었다.

고추소박이 노각오이무침 부추김치 3가지이다.

하기사 같은 속재료로 만들었으니 맛도 거의 비슷하다. 사람으로 치자면 형제같은 느낌이랄까! 암튼 3가지 모두 나름 맛이들었다. 기특하다.


부추김치를 따끈한 밥위에 척 올려놓고 ...

오호 신세계의 발견이다. 그냥 먹을때는 약간 짜다는 느낌도 들고 멸치앶젖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밥이랑 함께 먹으니 절묘하게 궁합이 맞다. 

오호 이런 밥도둑 같으니~~

고추소박이도 한번 먹어보았다.

아삭한 푹고추의 식감과 부추와 무우속재료의 궁합이 꽤 잘어울린다.

이건 뭐지 혼자 밥먹으면서 사진찍고 감탄하고~~~(밥먹다말고 카스토리에 올리고~~~)

암튼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는듯하다.


오늘아침 누군가 그랬다.

휴가만큼은 내가 하고싶은것 쉬고싶은 그대로 놀거나 쉬면 된다~고...(방콕에서 방콕하는것도 좋은 휴가방법중 하나라는사실...)

다들 8월의 첫날 화이팅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