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눌수 있어 행복했던날~~

2016. 3. 15. 18:29공사판일기

※함께해서 행복한날의 하루...

서투른 솜씨로 몸과 마음은 피곤했지만 맛나게 먹는 그모습을 보노라면 마냥 행복했고 가슴 뿌듯했던 날이였다.

지난 토요일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면 꼬박꼬박 돌아오는 00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날이다.

이번에는 무슨일이 있어도 기필코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공지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일등으로 '필참' 댓글을 달았다.

배식을 기다리며...

토요일 아침 조금은 느긋하게 식사를 마치고 복지관으로 향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몇개월만에 참석하다보니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겨우내 얼었던 강물도 녹고 개울가 버들가지들도 푸른빛을 잔뜩 머금고 도로변에 벗나무 가지마다 올망졸망 꽃봉우리도 앙증맞게 맺혀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툭툭 터트릴것만 같다. 봄은 봄인갑다~~



아이들 간식 호두과자...

복지관에 도착해보니 처음뵙는 아주머니 한분이 계셨고 언제나처럼 친구가 보내준 호두과자 한박스가 미리 도착해 있다.

예전 블로그 글을 읽고 인연이 된 이후 일년이 넘도록 매월 한번씩 아이들 간식을 보내주는 참 고마운 친구이다.

커피한잔을 마시며 잠시 기다리는 동안 다른 회원분들이 식재료를 양손가득들고 나타났다.

다들 반갑게 인사하고 오늘 메뉴에 따라서 각자 일을 나누어 식사준비에 들어간다.

메뉴는 새싹비빔밥과 어묵탕 그리고 꼬치와 사탕이다.

육수를 만들면서...

다른회원분들이 재료를 손질할동안 박씨아저씨는 50인분의 밥을 짓기위해 쌀을 불려서 씻고 어묵탕을 끓일 육수를 만들었다.

육수재료는 다시마와 명태머리 그리고 대파랑 무우 양파 등등...

아무래도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라 신경을 더써서 인공조미료 사용은 최대한 자재를 하는 편이다.

잠시후...

건망증 때문에...

육수가 잘우려지고 있는지 두껑을 열어보니 무언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든다.

'이놈의 우라질 주부건망증~~~' 불켜는것을 까먹었다.

예전에는 전기밥솥에 전원코드 안꽂아두고 밥다되길 기다린적도 있고...(박씨야 왜그러니???)

암튼 빠른 시간안에 발견을 했기때문에 참 다행이다.

오늘 메뉴는 새싹비빔밥이라 비교적 간단한 메뉴이다.

하지만 간단하다고 넋놓고 있다보니 해야할것들이 너무 많다.

채소들도 손질해야 하고 소고기도 볶아야하고 계란 후라이도 50개를 구워야 하고 맛나게 비벼먹을 고추장도 만들어야하고 후식으로 먹을

떡꼬치도 준비해야한다. 절대로 새싹비빔밥이 간단한 메뉴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깨닳았다.

뭐든지 직접해봐야 그 수고로움을 안다.ㅠㅠㅠ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할일이 태산인데...

원래 박씨아저씨는 재료썰기 뭐 이런거 좀하고 밥전문으로 하는 담당인데 이날따라 왜그렇게 박씨만 찾는지...

고추장도 만들어라~

어묵탕도 끓여라~

계란후라이도 구워라~~~

암튼 이날 남자회원분들이 평소보다 모자라서 꽃밭(?)에서  일한다고 힘든줄도 몰랐다는~~~


새싹비빔밥...

모든재료준비를 마치고 한그릇 이쁘게 담아보았다.

모양을 보기 위함도 있고 또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시물레이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새싹채소가 4가지 상추2가지와 고명으로 올린 한우불고기 와  계란후라이 그리고 매콤새콤 달콤한 수제비빔고추장이다.

특히 고추장은 아이들 입맛에 맞도록 고추장에 토마토캐첩을 넣고 다진마늘과 기타 재료로 박씨 아저씨가 야심차게 만들었다.

사진을 담고 잘비벼서 맛을 보았다.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이다.

여러명이 맛을 본결과 조금 심심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이들 입맛을 생각하면 괜챦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제 준비는 끝나고 아이들을 기다리는 시간...


배식준비 끝....

보기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 똑같은 비빔밥이지만 모기좋게 담아야한다.

처음 만들어본 샘플처럼 이쁘게 담고 아이들과 눈맞춤을 하면서 배식을 하는 회원분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때론 형같고...

때론 언니같고...

때론 어머니 같은 인자함과 얼굴에 묻어난다.

식사중...

'겨우내 얼었던 시냇물이 졸졸 맑은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느낌...'

'노오란 병아리가 어미닭을 따라다니며 재잘거리는 그 느낌...'

무언가 그리 즐거운지 재잘거리면서 맛나게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모든것이 잠시 잊혀진다.

몇시간 동안 힘들었던 피곤함이 싸악 사라지고 오히려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때론 동거는 아름다운 것이다....

얼마전부터 키우고 있는 게발선인장 화분(?) 안에 이름모를 풀들이 자란다.

세상은 그런것이다.

때론 어울리지 않을것 같으면서도 어울렁 더울렁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을때도 있다.

우리 인간들도 마찬가지 서로 어울려 함게 살아갈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그동안 안면이 많은 한녀석이 머리를 긁적이며 다가와서 인사를 한다.

사연을 듣고보니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더이상 이곳 복지관에 올수가 없다고 한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하는 녀석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쨘해져온다.

녀석에게 말했다.

" 만나야할 사람은 언제든지 만나게 되고 또 만나게 될때 누군가 도울수 있는 사람으로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