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모를 잡초와의 동거를 시작하다...

2016. 3. 7. 10:57이판사판공사판

※ 게발선인장과 잡초의 동거...


득문득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괜히 잘자라고 있는 것을 가져와서 죽이는것은 아닌지...'

처음에는 큰(?) 마음으로 컵에 담아놓고 정성껏 물을 부어주고 몇일동안  뿌리가 나오는지 변화가 있는지 지켜보았다.

하지만 몇일이 지나도록 그녀석에게서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

이내 관심이 멀어져버렸다.

그렇게 아마도 일주일 이상이 흘러버렸고 난 그녀석의 존재를 잊어버렸다.

그런데 냉장고에 무엇을 꺼내려다가 냉장고 위에 올려둔 그녀석을 확인하는 순간 놀라움과 미안함 그리고 대단하다는 생각에 감탄을 했다.


     마전 식당에서 풍성하게 자라 꽃을 피운 게발선인장을 보고 한번 키워보고

다는 생각에 주인아저씨에게 말씀드리고 이파리 몇개를 잘라왔다.

처음에는 바로 뿌리가 나와서 화분에 심어놓고 잘길러서 꽃을 볼요량이였는데 몇일동안 변화가 없어 그냥 첫마음과는 다르게 잊어버렸다.

그런데 얼마전 이녀석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관심 밖이다 보니 물을 갈아주지 않아 컵바닥에 조금만 남아있고 물도 탁해져버렸다.

그런데 물을 갈아주고 자세히 보니 잔뿌리 몇개가 자라나 있었다.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대견하게 뿌리가 나온것이다.

더이상 방치해두면 이녀석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해서 화분하나를 구입해서 심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며칠이 지난다음 퇴근후에 이녀석을 마주하니 너무나 미안한 마음에 그냥 둘수가 없었다.

급하게 피티병을 잘라서 물구멍을 만들고 바닥에다 물티슈2장을 깔고 숙소앞 텃밭에가서 흙한줌을 가져와서 게발선인장을 조심스럽게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심어주고 물도 듬뿍주었다.

이제 날마다 지켜보면서 또다른 변화가 생기길 기대했다. 내 마음은 벌써 게발선인장이 자라 꽃을 활짝 피우고 지길 몇번을 반복했다.

「넌누구니?」

며칠전 물을 주고 변화를 살피던중 화분에 이상한 녀석들을 발견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두놈이 아니다.

마악 흙을 뚫고 나온 놈부터 벌써 2센티미터 이상 자란넘까지...

아마도 텃밭의 흙을 가져와서 심었더니 잡초씨까지 따라온 모양이다.

'이걸 확 뽑아버릴까~'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애처롭다는 생각에 그냥 당분간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아무튼 이화분에 주인은 게발선인장이지만 게발이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이 이상한 동거는 당분간 계속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