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을 기다리면서...

2016. 2. 23. 11:33이판사판공사판

※ 짧은 기다림은 미학이다...


일 아침 바로옆 00사무실로 가서 커피한잔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잡(?)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20~30분정도

시간을 떼우는것이 요즘 나의 아침 일과중 빼놓을수 없는 소소한 즐거움중에 하나이다.

오늘도 역시 다른날과 마찬가지로 00사무실에 들렀다.

오늘 이야기꺼리는 어제 저녁에 처음으로 함께했던 스크린 골프 이야기로 풀어갈 예정이였다.

하지만 아직 0차장과 0과장은 출근하지 않았다.

매일아침 나에게 따끈한 커피한잔을 제공하던 커피메이트도 주인이 오지않아 싸늘하게 식어있다.


오늘은 내가 커피를 뽑아두기로 큰 마음을 먹고 서투른 솜씨로 거름지를 넣고 커피봉지에서 대충 두스푼의 커피를

넣고 물을 붓고 스위치를 켰다.

잠시후...

"뽀글"거리는 작은 소음과 함께 구수한 커피향이 코끝을 스쳐지나간다. 커피는 먼저 귀로 듣고 코로 마신다.

잠시후 마셔볼 커피맛에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사무실 커피메이트로 커피를 내손으로 직접 뽑아보기는 처음이다.

사실 커피맛에 대한 큰기대도 하지 않고 또 지금까지 봉지커피에 길들여진 나의 촌스런 입맛이기에 부담이 없지만 왠지 이순간 만큼은 살짝

가슴이 두근거린다.


잔뜩 기대감에 종이컵에 조금부어 맛을 음미해보았다.

'이런덴장~~~~'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이란 말이 진리인가보다.

물을 많이 부은건지 아니면 커피가 모자란건지 무엇이 잘못된건지는 알수없지만 평소 매일아침 마시던 그 커피맛은 아니다.

할수없이 다시 커피메이트에 내려둔 커피를 붓고 다시 스위치를 켯다.

한번더 우려내면 좀더 진한 커피맛을 느낄수 있을듯해서 나만의 잔머리를 굴려보았다.

잠시 기다림의 시간이 흘러간다.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해서는 '뜸' 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은 필수이다.

한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도 기다림은 필수인듯 하다.

빨리 빨리 좀더 빨리 가 만들어낸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점의 음식들이 범람하고 있는 세상에 기다림의 미학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하지만 그속에서도 기다림의 미학은 있다.

3분에 OK누구나 다알고있는 컵라면이나 전자렌지용 식품들도 짧지만 '3분' 이란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

3분의 짧은 시간을 기다릴줄 알아야 비로서 완성된 음식을 먹을수 있는것이다.


우리들의 삶도 일상도 마찬가지다.

잠시의 여유...

기다림이나 뜸을 즐길줄아는자만 이 진정으로 즐길줄아는 삶을 사는것이다.

커피한잔 마시면서 별 쓰잘대기 없는 이야기로 나불나불 역시 커피는 오늘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