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2014. 8. 18. 17:27나의 취미...

※ 대물감성돔과의 짜릿한 한판승...

짜릿한 한판승부


"왔다~~~"
일렁이는 파도사이로 수면위에서 스멀스멀 잠기다가 떠오르기를 몇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짝 챔질을 해보았다.
순간 1호대대끝으로 전해져오는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연이어 낚시대를 부러트릴정도의 위력으로 바다속으로 낚시대끝이 휘어졌다.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젖히면서 낚시대를 곧추세웠다. 하지만 이미 정체모를 녀석에게 제압당해버린 낚시대는 왼손 한손으로는 쉽게 세워지지 
않는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대로 얼굴도 보지 못하고 놓칠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릴을감던 오른손으로 낚시대 손잡이 윗부분을 받치고 버티기를 시도한다. 잠시후 버티던 녀석이 다른쪽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틈에 낚시대를 곧추세우면서 링을 감았다. 하지만 녀석의 힘에 압도되어 릴링이 쉽게되지 않는다.
잠시후 몇번의 밀고 당김이 있은후  녀석의 정체를 확인할수 있었다.
녀석을 보는순간 대물 감성돔이라는 사실을 깨닳고 두려움이 엄습해오기 시작한다.

 

「다잡아서 놓쳐버린 뱅어돔.」


평소와는 다르게 겁도없이 원줄1.5호에 목줄1.2호를 채비했다. 
조금전에도 30CM정도의 뱅어돔(사진위)을 다잡아놓고 바늘을 빼려다가 놓친기억이 있어 더욱더 불안하다.
그리고 장소는 힘쓰기에 불편한 좁디좁은 갯바위의 가장자리다. 그리고 마지막 희망인 뜰채도 준비하지 않았다.
차라리 고기의 정체를 몰랐다면 아쉽지나 않을텐데 수면위로 올라온 녀석의 실체를 확인하고 나니 더욱더 불안하다.
평소 바다낚시를 많이 다녀보지 않아 대물감성돔은 잡아보지 못했지만 감성돔의 힘이 얼마만큼 되는지는 낚시티브이나  글을통해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불안하다.
남은 방법은 녀석을 수면위로 띄워 공기를 마시게 한다음 힘을 빼야한다.
하지만 이런 대물을 아직 낚아본적이없는 내가 낚시티브이에서 본것처럼 능수능란하게 이녀석을 컨트롤해낼수있는지도 의문이다.
머리속으로 순간 입질의 추억님의 테크닉이 떠올랐다.
왼손으로 최대한 낚시대를 곧추세우고 조심스럽게 릴링을 했다. 
잠시후 녀석을 물위에 띄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순간도 방심할수가 없다. 자포자기한듯 힘을 큰입을 뻐끔거리면서 공기를 마시다가도 한순간 
날카로운 바위틈새를 파고들어버리면 게임은 끝이다.

 

「대물감성돔45CM」


한동안 큰입을 뻐끔거리면서 공기를 마시던 녀석이 별안간 깊은 바닷속으로 마지막 안간힘을 쓰면서 달아나려한다.
하지만 승부는 이미 절반은 나의 승리다. 어느정도 녀석의 습성을 파악하고 있었기에 그리 호락호락하게 당할수는 없다.
낚시대를 곧추세우고 녀석이 달아나려는 반대방향으로 낚시대를 틀었다. 밀고 당기길 몇번 녀석은 힘이 빠져버렸는지 허연 배때지를 물위로 드러내면서 항복을 한다.
이제 절반의 승리를 했지만 1.2호의 목줄로 뜰채도 없는데 저녀석을 물밖으로 끌어내는것이 관건이다.
방법은 수시로 밀려오는 파도를 최대한 이용해서 녀석을 물위에 띄운채로 끌어내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리고 재빨리 녀석을 포획해야한다.
자칫 성급하게 낚시줄을 잡았다가는 한방에 터져버리고 순간 방심하면 파도에 쓸려 날카로운 갯바위사이로 낚싯줄이 끼어버리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
기회는 단한번뿐! 이번 파도에 최대한 녀석을 띄워서 한방에 끌어내어야한다.

 

「대물감성돔.」

 

파도가 밀려온다~
"여엉차~~~철퍼덕~~~"
드디어 파도를 타고 갯바위 낮은곳으로 그녀석이 끌려나왔다. 물을 벗어나자 몸부림치며 퍼뜩거린다. 그사이 바다가 그리운가보다.
" 빨리잡아라~~ 빨리잡아~"
갯바위 바깥쪽에 기다리고 있던 애인과 큰아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들의 동작을 기다리는 내마음이 더 급해 갯바위를 뛰어내려 그녀석에게로 달려갔다.
파도가 다시 밀려온다~~ 

"처얼썩~"
급한마음에 파도가 밀려오는것도 잊은채 양손으로 달아나려는 그녀석을 콱움켜쥐고 하늘높이 번쩍쳐들었다.
이내 파도가 양발목을 스치고 지나간다...

"잡았다~"

 

「첫 대물 감성돔45cm」

 


 ♥ 참으로 오래간만에 글을 올려봅니다.

몇년만에 가족들이랑 휴가를 가서 월척을 낚겠노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전날 단한마리도 잡지 못하고 망신만 톡톡히 당했는데

다음날 다시한번더 도전해서 아들과 애인앞에서  45cm감성돔과 다른 물고기를 연거푸 낚아내어 완전 명예회복을 했다는~~

낚시글 한번 써보니 입질의 추억님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닮습니다.

더불어 짧은 2박3일동안 함께해준 블로그 이웃이신 백산님과 그의 아내분 그리고 윤주공주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