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에 대한 단상...

2014. 6. 16. 08:20이판사판공사판

※ 칼국수 한그릇 하고 가세요~

 

"잠깐만요~~~"

키를 건내주고 어둠속으로 사라져가는 그를 불러세웠다.

"왜그러세요?"

멀어져가는 그사람이 왠일인가 싶어서 다시 걸음을 돌려

나에게로 다가왔다.

" 저기 요기 앞에 아까 지나왔던 바닷가 컨테이너 가면

칼국수 맛있게 하는집 있으니까 집사람하고 칼국수 한그릇 하고 가세요"

혹시나 기분이 나쁠까봐서 양해를 구하고 주머니에서 2만원을 꺼내어 그에게 건냈다.

 

몇일전 천안에서 운동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함께했던 분들이 너무 좋아서 기분좋게 마신술이 좀 과한듯 했다.

처음에는 맥주 한두잔만 하려고 했던것이 어차피 대리운전을

해야할듯해서 분위기에 취하고  사람에 취해서 한잔 두잔 마신것이 제법 많이 마신듯하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술을 많이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술이 덜취한듯 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잠시후 도착한 대리기사분에게 키를 건내주고 길안내는 친절한 네비양에게 맡기고 조수석에 의자를 뒤로 뉘어 잠을 청해본다.

그런데 젊은 대리운전기사의 행동이 조금은 이상하다.

왠지 모르게 천안시내를 벗어나면서도 몇번을 멈추었고 국도를 지나면서 교차로에 이르면 신호등이 파란불임에도 불구하고 직진하지 않고 잠시 멈추었다 뒤를 돌아보고는 출발하곤 했었다.

"커버차 기다리는 겁니꺼?"

횟집으로 대리기사분이 도착할때 분명 여자분이 운전을 해왔고 그리고 그차가 내차 뒤를 조심스럼게 따라오는것을 알았지만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대리기사분과 다르게 이 기사분이 뒤에 따라오는 차에 너무 배려하는듯한 느낌에 궁금증이 폭발했다.

" 집사람입니다~ 열심히 벌어야죠~~"

' 아니 요즘 세상에도 이런생각을 가진 젊은 친구들이 있구나~!'

그의 짦은 한마디에  순간 취했던 술이 확께는듯한 기분이 들고 왠지 모르게 가슴이 쨘해지는것을 느꼈다.

하지만 내가 그 젊은 친구에게 해줄수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는듯했다. 어느듯 차는 송악IC를 지나서 한진포구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길우측으로 가끔 칼국수가 생각날때 그리고 간재미 무침이 생각날때 들르는 컨테이너 포장마차가 늦은밤이었지만 불을 밝히고 있다.

3개의 비슷한 컨테이너가 있지만 그맛은 차이가 많다. 내가 자주가는 그집의 이름은 00 포차이다.

" 저집 칼국수 참 맛있습니데이~~~"

잠시 말을 잊고 있다가 대리기사에게 한진포구에 많은 바지락 칼국수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중략...

 

다음날 점심시간 지인과 막국수 한그릇을 앞에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갑자기 전날밤 있었던 기억들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이런데장~~~ 술이 웬수네 웬수~~~'

그런데 과연 그 대리기사분 아내랑 박씨아저씨가 소개한 포장마차에서 칼국수 한그릇을 먹고 갔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 거의 2주만에 블로그에 글을 올려봅니다.

특별한 일은 없지만 블로그가 다음(多音)스럽게 자꾸 다음(DAUM)다음(NEXT)하는것이 매력을 잃은지 오래인듯 합니다.

하지만 잊지않고 가끔 안부를 물어주고 찾아주시는 이웃분들때문에 블로그를 쉽게 접지도 못하고...

암튼 감사합니다. 박씨아저씨 별탈없이 잘지내고 당진에서 잘 적응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웃분들 찾아뵙겠다는 거짓말을 올리면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