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날 기다림의 맛 곰탕집을 찾아서...

2010. 7. 12. 13:32다시가고 싶은집(맛집은 아니고~)

※곰탕의 맛은 기다림이다~

요일 아침  전날 밤부터 내리던 장맛비 때문에 출근을 했지만 작업자들이 출근하지 않은 까닭으로 텅빈 현장을 바라보며무료하게 현장 사무실을 지키고 있자니 기분도 울적하고 해서 무작정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사무실을 나와 순환도로를 달리고 있을무렵 빗줄기는 더욱 세차게

내리고 창밖으로 빨간지붕이 아름다운 시골풍경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매일 이곳을 지나쳐 다니면서 언제 한번 꼭 담아보아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지만 쉽게 차를 주차하고 풍경을 담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무작정 갓길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 가방을 열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바람도 심하게 불어 몇장의 사진을 담았지만...

할수없이 차안에서 몇장의 사진을 담았습니다.

창밖으로 더욱 세차게 빗줄기는 내리고...

'숙소로 돌아갈까! 아니면 경주쪽으로 가서 비에젖은 풍경을

담아볼까! 아니면 바닷가쪽으로 가서 비내리는 바닷가 풍경을

담아볼까!'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속에서 온갖상념들이 머리를 헤집고

무언가 딱히 할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에 마음을 더욱 혼란스럽고...

그런와중에도 갑자기 시장기를 느끼고 생각은 일순간에 '그래 그집으로 가자~일단 한그릇 먹고 생각해 보자' 는 쪽으로 마음이 굳혀지자 무작정 그곳(?)을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그렇게 빗줄기 속을 헤집고 오로지 빈속을 채워야 한다는 일념하에 그곳에 도착할즈음 불현듯 '혹시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으면' 하는 생각이 엄습했지만

차를 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는것을 잠시후 깨달았습니다.

상호 : 시골곰탕 

위치 : 경주시 강동면 강동면사무소 옆

전화번호 :054 762-9971

 

강동면사무소 바로 옆 작은 골목길을 지날즈음 비에 젖은 장미꽃이

반갑게 길손은 맞이하는듯 합니다.

사진을 담기위해 차창을 여는순간 바람결에 구수한 곰국의 내음이

전해져옵니다. 

이곳을 처음 찾은것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몇개월전 고향후배의 소개로 처음 이곳을 찾았었고 그이후로 이번이 꼭 3번째 방문입니다.

음식맛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 전에도 마찬가지 였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는 더욱 더 글쓰기전에 한번더 생각해보고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맛이란것이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향적일수가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럽고...

또 개인적인 주관이 강조되다보면 항상 호불호가 나뉘어지는 그런 문제들이 생길수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박씨아저씨가 특별나게 미식가도 아니고 까다롭지도 않기 때문에 그저 평범한 나름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글을 쓴다는 점을 밝혀드립니다. 

  특곰탕(8,000원)

 음식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좋은 음식을 만드는데는 좋은 재료도 중요하겠지만 주인장의 손맛과 정성은 필수이고 그리고 시간입니다.

아마도 음식들중 곰탕처럼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은 없는듯 합니다. 그래서 박씨아저씨는 곰탕을 '기다림의 맛' 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갖가지 좋은 재료들을 엄선해서 오랜시간동안 가마솥에서 푹 고아낸 정성 가득한 곰탕 한그릇이야말로  정(情)을 소중히 생각하는 한국대표토종음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곰탕의 맛은 어떤뼈를 사용해서 국물을 우려내는가~에 따라서 곰탕의 깊은맛이 좌우되는 음식입니다. 한마디로 뼈맛입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진한 국물을 우려내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고유의 깊은맛을 내기위해 노력하는 반면 일부 몇몇 양심불량인 식당에서는

첨가물을 넣거나 다른방법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비양심적인 방법을 서슴치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분노마저 느끼기도 합니다.

장맛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일요일 오전 아직은 손님들이 없어 한산합니다.시골집을 개조해서 식당으로 사용하다보니 시내의 유명한 집의 인테리어나

세련된 내부장식의 흔적은 찾을수 없지만 오히려 수수하고 정감어린 장식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 느낌입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아직 이른 아침이라 정리도 안되었다~"면서 부끄러운듯 말끝을 흐렸습니다.  

특곰탕(8,000원)

잠시후 주문한 특곰탕이 차려졌습니다. 상차림은 다른집에 비해 특별한점은 없지만 깔끔하다는 점에 기분이 좋습니다. 일반곰탕과 특곰탕의차이는 소면을 준다는점과 곰탕안에 내용물(고기)의 양에서 차이가 난다는점 외에는 특별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먼저 국물맛을 본후 식성에 따라서 양념장을 넣거나 소금등으로 간을 맞추어야 합니다. 저의경우 항상 재피가루를 조금 넣어주는 편입니다.

재피가루가 여름철 무더위 예방에 효과가 있고 또 잡냄새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먹은후 굴물맛에 대해 조금 의문스러운 생각이 들어 곰탕을 끓이신 할머니에게 궁금한 점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혹시 머리뼈(?) 함께 고았나요?'

잠시후 할머니는 손님의 생뚱맞은 질문에 "한가마솥 끓이는데 소머리 하나랑 잡뼈랑 넣고 하루동안 끓이면 한찜통 나온다~" 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박씨아저씨 맛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곰국의 맛은 진하고 연하기는 끓이는 시간과 비례하지만 국물의 맛은 뼈의 종류에 따라서 결정이 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머리부위에서 나오는 맛 그리고 다리뼈에서 나오는맛 그리고 잡뼈라고 불리우는 갈비나 다른 부위의 뼈들에서 나오는 맛과 향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알고 계시는지요? 곰국을 끓이는 시간, 온도, 뼈의 종류 등에 따라서 곰국의 맛은 참으로 여러가지 맛이 나올수가 있습니다.

어제 먹어보았던 맛은 분명 예전과는 무언가 모르게 조금은 누린내 가 난다는 것때문에 혹시나 해서 여쭈어 보았는데...

아마 뼈의 양에서 차이가 난것인지 꼭 꼬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곰국 특유의 누린내가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름날 뜨끈한 국물이 그리워 찾아간 시골곰탕집의 풍경입니다. 장맛비에 곱게 목감은듯 장독대가 이쁘고 장독옆에 석류나무에 탐스러운 꽃과 열매들이 맺혔습니다. 아마도 이장맛비가 그치면 더욱더 풍성하게 싱그럽게 여름이 알알이 맺힐듯합니다. 

석류가 익을즈음 다시한번더 그곳을 찾아야 할듯합니다.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인근에 양동마을을 한번 더 찾아볼까! 생각했었는데 비때문에 포기를 했습니다.

혹시 경주 양동마을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 들러보시는것도 괜챦을듯 합니다. '경주양동마을'과 시골곰탕집은 5분거리에 있습니다.

과속하면 3분으로도 족하지만 딱지는 식당에서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여러분 비가내리는 오후 입니다. 운전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