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애 최악의 금요일을 돌이켜보니...

2010. 2. 19. 09:56인도에서

2007 년 7월 13일 금요일


 

지금까지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특별하게 종교를 가진다거나 더욱이  미신같은것은 믿지를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당시 죽음의 공포를 느꼈던 그날이

우연하게도 13일의 금요일이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종종 그때 함께했던 직원들을 만나면 그때 생각에 울분을 터트리기도 합니다.

지금은 몇년전 이야기라 쉽게 이야기하며 웃을수도 있지만 그당시 절박했던 심정은... 

 

그날아침 평상시와 다름없이 전날밤에 콘크리트를 타설했던 곳을 둘러보고 다시 지붕위로 올라가서 공사진척도를 파악한후 사무실로 돌아오려는데 갑자기 현장에 모든인부들이 한곳을 향해 와~하는 함성소리와 함께 돌멩이를 던지며 일부는 쇠파이프를 휘두르는것을 보고 다른지역 인부들과 마찰이 생겨서 그런것이라고 생각하고 현장으로 급히 달려가 상황파악을 해보니 현장인부들과의 마찰이 아니라 우리 직원과 현지인 메니저와의 말다툼이 결국 몸싸움으로 번지고 그것이 도화선이 되어 현장 전체 인부들이 동요를 하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사태가 보통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어 급히 현장 사무실로 돌아와 당사자로부터 상황을 전해듣고  해당직원을 급히 차에태워 숙소로 피신을 보내고 사태수습을 위해 H 자동차 직원들과 공사관계자와의 미팅을 가졌는데...
그 결론이라는것이 담당직원을 금일 당장 한국으로 보내라~는 H자동차 법인장의 어처구니 없는 결론에 울분을 토할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수그러 들지 않고 더욱 악화되어 현장에 있던 일부 작업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현장작업을 방해한다는 연락을 받고 모든 작업을 중지할까도 생각했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것이 공사 중지 결정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잠시후 들려온 자동차 직원으로부터의 연락은
같은 한국사람이라는것이 수치스럽고 죽이도록 미웠습니다.

" 전체 인부들 앞에서 담당자는 사죄를 해라~"
인부들이 한두명도 아니고 그것도 흥분된 상태의 500명이나 되는 현지인들 앞에서서 아무런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직원 한사람을 그곳에
본내 사과를 하라는 자동차 직원의 말을 전해 들었을때 솔직히 불안하고 이제 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한국사람이라는것 자체가 싫고 부끄러웠으며
직원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수없는 나자신이 그토록 원망스러웠습니다.
할수없이 모든 직원들을 사무실로 호출해서 완전군장을 하듯 안전모를 쓰고 턱끈을 조으면서 일어날 사항들에 간략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상황이 발생하면
무조건 차를타고 자동차 밖으로 탈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부들이 있는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안전조치를 했다는 자동차 직원의 말과는 다르게 안전띠 달랑 한줄 돌려놓고 경비원 몇명 세워두고 그곳에서 사과를 하라고...
할수없이 모든직원들을 동원해 해당직원을 둘러싸고 재빨리 "아임쏘리~"2번 하고는 담당직원을 차에 태워 자동차 밖으로 피신시키고 일단 인부들을 해산시키고 상황이 종료 된듯하였는데...
잠시후 현장에 들러 남은 작업자들을 독려해서 긴급한 구간에 작업을 투입하고 현장을 떠나 사무실에 도착할 무렵 또다시 걸려온 전화한통에...
조금전 작업을 시킨곳에서 인부 한사람이 추락해서 아마도 사망한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으로 가보니...

 
                                                        『 사진설명:인도의 종교의식중 하나인 수행방법

조금전 작업을 시켰던 곳에 있던 작업자는 PIT 속에 추락해서 의식이 없는 상태이고 그것을 지켜보기위한 수많은 작업자들이 웅성거리면서 빼곡히

 PIT주변을 에워사고 있는상항이라 자칫 잘못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추락할수있어 고함을 질러 해산시키고 급히 PIT속으로 내려가보니...
벌써 추락한 인부는 동료한명이 부축을 하고 있으나 의식이 불분명하고 한쪽다리는 완전히 절단된듯 ㄱ 자로 꺽여져 있었습니다.
급히 인부의 볼을쳐서 의식을 확인하고 눈동자를 살펴보니 희미하게 의식이 돌아오길래~ 손가락을 펴보이며 원,투,쓰리~를 헤아리며 심호흡을 시키고
나니 어느정도 안정된듯해서 급히 병원으로 호송을 시키고 그편에 안전담당자도 딸려 상태를 확인하게끔 했습니다.
혹여 잘못되어 사망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오전의 소요사태가 증폭되어 자칫 잘못하면 국제문제로 비화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녁 10시가 될즈음 병원에서 수술이 잘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숙소로 돌아와 지친몸을 뉘었는데...
다음날 직원들이 하는말이
  "그리고 보니 어제가 금요일이네요? 그것도 13일의 금요일"...
정말 살아가면서 지금도 느끼는 사실이지만 그때 그날은 최악의 금요일 이었습니다. 지금도 물론 13일의 금요일 같은 특정한 날을 믿는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오늘 이글이 금요일날 보내게 되네요~ 여러분 모두 즐거운날 되세요~

저작자 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