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의 휴식처 앞산올랐다가 택시타고 온 사연은?

2017. 8. 9. 21:40쓴소리단소리

등산로 갈림길에 이정표가 없다.


8월1일부터 우연챦게 친구 덕분에 산행 재미에 푹빠졌다.

휴가를 받은 친구와 함께한 지리산 산행에서 발견한 나의 숨겨진 산행실력(?)에 내심

감탄을 하면서 8월한달은 달리기 대신 매주 2~3곳 가까운 산을 오르리라 나름 계획도 세웠다.

8월1일 지리산  성삼재주차장에서 노고단을 거쳐 반야봉과 삼도봉을 거쳐 뱀사골로 하산하는 코스로 당일 등산을 마치고 3일뒤 나홀로 중산리 주차장에서 칼바위와 장터목을 지나 청왕봉을 정복하고 로터리 대피소방향으로 하산을 했다.

탄력을 받아 다음날 구미에 있는 금오산 을 친구들과 함께 올랐었다.

일주일동안 산행거리가 60km정도이고 또 누적해발고도가 4,600m를 넘어섰다.


중략~

이렇듯 산의 매력에 푹 빠지자 가까이에 있는 대구 앞산에 올라 달성군에 있는 비슬산까지 종주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종주를 하고난 다음 자신감이 붙으면 산을 좀 타는 사람들이 도전하는 '앞산비슬산 왕복종주' 를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인터넷을 검색해 각종

관련글들을 탐독하고 결의를 다졌다.


그리고 며칠전8월8일 오전11시경 앞산 비슬산 종주에 앞서  사전 답사차 가벼운 마음으로 앞산을 올랐다.

각종 블로그 산행기에서 읽었던 글들을 상기하며 안일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려고 네비에 안내에 다라 찾아갔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아 포기하고

몇곳 주차를 하려 했지만 온톤 주차장이 만원이라 포기를 하고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는데 앞산심심수련장 입구에 도착하니  남구구민체육광장 주차장이 한산하다.

어차피 배낭을 챙겨왔고 간단한 먹꺼리 까지 챙겨왔으니 가변운 마음으로 운동삼아 조금만 산행을 하고 돌아오기로 마음먹고 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평소 잘챙기지 않던 등산스틱과 등산화까지 챙겨신고 가벼운 마음으로 입구에 섰다.

「등산로 초입에서...」

등산로 초입에 서서  스마트폰의 어플을 켜고 현재위치를 확인하고 어디로 갈건지 목적지를 정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로로 진입했다.

일단 가까운 산성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초입에 설치되어 있는 음수대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운동을 하시는 연세 지긋한 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하지만 약 3km 이상 콘크리트로 된 오르막길을 올라왔지만 그 흔한 이정표 하나 없었다. 

「산성산 정상 인근에서 만난 이정표...」

휴대폰 어플에서 친절하게 매km를 지날때마다 구간속도와 평균속도 고도를 말해준다.

출발한지 4km정도 왔을때 비로서 이정표같은 이정표를 처음 만났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이정표를 만나니 살짝 갈등을 했다. 앞산정상으로 갈것인지 아니면 처음 목표했던 산성산 정상을 찍을것인지...

하지만 이정표에 있는 앞산 '주상절리' 란 단어에 마음이 급변했다. 앞산에 '주상절리' 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확인을 해보고 싶었다.

     일단 주상절리를 확인하고 '산성산' 정상을 찍고 돌아와서 앞산 정상을 찍고 하산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고 산성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앞산주상절리...」

 '앞산주상절리' 를 확인하는 순간 내두눈을 의심하고 싶었다. 인근 포항이나 감포앞바다 제주도의 주상절리를 생각하다 앞산주상절리를 확인하니

이걸 찾아내서 친절하게 안내간판가지 제작해서 설치한 남구청 홍보과에 칭찬을 해주고 싶다.

아쉽지만 주상절리를 뒤로하고 이제 800미터가 남아있는 산성산 정상으로 향한다.

그런데...

「비슬산14.9km...」

앗~ 산성산 정상을 불과 600미터 앞두고 각종 블로그 글에서 읽었던 그리고 찾았던 비슬산,청룡산,달비골 이란 이정표가 두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린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아직 출발한지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잔머리를 굴려보니 식수도 충분하고 청룡산까지 2시 전에 도착한다면 충분히 5시 이전에 출발지인 체육공원 주차장을 돌아올수 있을것 같았다.

원래 계획은 '산성산' 정상찍고 돌아서 앞산 정상찍고 돌아가는 것이지만 '비슬산'을 보고 '청룡산' 을 보니 목표를 바꾸었다.


「잘못된 이정표...」

가슴이 설래인다.

마치 첫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가슴이 뛰고 각종블로그 글에서 읽고 보았던 풍경들이 스쳐지나갈때에는 묘하고 짜릿한 흥분에 가슴이 떨린다.

하지만 중간중간 갈림길에서 갈등을 해야만 했다. 이정표가 없다.

언뜻 어떤 블로그분의 글에서 읽었던 비슬산 쪽에서는 이정표가 자주 있어 길을 찾기가 쉬운데 앞산쪽은 그렇지 않다~는 내용이 떠올랐다.

그나마다행스러운 것은 다른길로 빠지지 않고 3km를 지나서야 운좋게 목적지인 청룡산 인근에 도착할수 있었다.

하지만

나마 3km 만에 처음만난 이정표의 거리표시가 이상하다.

청룡산이 1.1km남았으면 비슬산은 12km가 남아야 정상인데 12.9km라고 표시되어있다.분명 잘못된 이정표이다.

「청룡산 인근 절벽」

 이제 목적지인 청룡산 까지 얼마남지 않았다고생각하니 마음에 여유가 생겨난다. 시간도 처음 계산했던 예상시간보다 빠르다.

중간중간 경치좋은곳에서 수분도 보충하고 간식도 챙겨먹으면서 여유를 부려본다.

중간중간 저멀리 구름사이로 보이는비슬산 정상의 중계탑이 나를 오라고 손짓하는듯 하지만 사진으로만 남기고 아쉬움을 달랜다.

「청룡산 정상석과 안내판」

드뎌 목표했던 청룡산(794.1m)정상에 도착했다.

휴대폰 어플상으로 대충 거리가 10km를 조금 넘었고 출발한지 2시간이 조금 지났다.

페이스도 괜챦고 남아있는 물도 1병이 남아있고 간식도 조금 남았다.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면서 저멀리 비슬산정상을 바라보며 달려가고 싶지만

참기로 한다. (차라리 갔으면 개고생은 안했을수도...)

이제 돌아가야할 시간...


처음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며 기분좋게 휘파람도 불고 꽃도 담고 참나무 가지에서 버섯도 발견해서 사진도 담고 룰루랄라~ 하면서  내려오던중

작은 갈림길을 만났다.(이정표가 없다)

아무런생각없이 '내려가면 만나겠지~'  라고 생각하고 아래쪽으로 난길을 따라 기분좋게 산길을 내려왔다. 아마 500미터 이상을 내려온듯 하다.

다시 갈림길이 나타났다.(또 이정표가 없다)

잠시 망설였다. 지금가지 내려온 길을 생각하며 아랫쪽으로 방향을잡았는데 조금 가다보니 오르막이 생겨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에 다시 방향을 바꾸어 반대방향쪽으로 걸었다.

계속 내리막이 나오면서 나름 길도 괜챦았는데 갑자기 길이 좁아지면서 오르막이 나타난다. 그리고 길도 전혀 어색하다.


순간 두려움이 엄습한다.

지금까지 걸어온길도 어느듯 2km 정도 지났고 또 돌아간다고 한들 그길이 맞다고 보장도 할수 없는일이다.

자칫 방황하다가는 길을 잃고 헤메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자리에 멈추어 심호흡을 크게 몇번하고 마음을 추스렸다.

먼저 휴대폰 배터리양을 체크하고 남은 물의양도 확인을 했다.

다행스럽게 고도가 높지 않다보니 배터리양도 60%정도 남아있고 물도 어느정도 남아있다. 

일단 방향을 알수 없으니 높은곳에 올라 내려다보고 방향을 잡기로 했다. 꼬불꼬불 산짐승이나 다녔을법한 산길을 따라 제법 길을 걸었다.

「가창댐전경...」

한참을 헤메이며 길도 아닌 산비탈길을 내려오다보니 시야가 트인곳이 있어 살펴보니 저멀리 저수지(?)가 보이고 눈에 익은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친구에게 전화를걸어 픽업하러 오라고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마음과 달리 전화했다가 친구에게 겁없이 무리한 산행을 했다고 욕들어먹을 생각을 하니 전화하기가 싫었다.  

좀지나서 느낀점이지만 안하길 잘했다.

사실 산에서 내려오기전까지 난 이곳이 옥포쪽에 유명한 옥연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완전다른곳인 가창댐이였다.

전화했으면 친구넘과연 용연사 쪽에서 왜 안오냐고 난리 난리를 쳤을텐데~ㅋㅋㅋ

「휴대폰 어플과 다음지도 캡쳐...」

정말 난생 처음으로 나홀로 산행을 하면서 고생고생 개고생을 하면서 불안과 두려움에 떨면서 가시덤불을 헤치고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우여곡절끝에 1시간 넘게 산길을 헤메이면서 하산을 했다.

다행스럽게 다친곳도 없이 무사히 하산해서 인근에 있는 가창댐식당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택시를 불렀다.

그런데 참 우스운 이야기 하나를 전해들을수 있었다.

「산에갔다가 택시타고...」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  카카오택시를 호출했다.

생각보다 택시가 일찍 도착했다. 기사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허겁지겁 냉면을 삼키고 계산을 하는데 식당주인아들왈...

" 날씨더운데 산행하시고 대단합니다~" 

순간 참고있었던 한마디가 튀어나와버렸다.

"개XX 들 산에 이정표가 없어서 청룡산 갔다가 길 잘못들어 개고생하고~~~"

그런데 놀라운 사실하나...

주인아들왈

"사장님 안그래도 사장님처럼 청학산 갔다가 길잃어버려 이쪽으로 내려와서 식사하고 택시불러 가시는분들 종종있습니다.

진짜 가창땜식당 이정표 하나 설치해야겠네요~"


최근 산이 좋아서 이곳저곳 몇군대 산을 올라보았는데 같은 산이라도 관리하는 지자체에 따라서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구시민의 정원과도 같은 이곳 제대로 관리하고 시설물이나 안내표지판도 적재적소에 설치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