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찾아간 아버지 무덤은 꽃밭이였다~

2014. 4. 16. 08:55이판사판공사판

※ 봄은 봄인가 봅니다.

 

 

♬♪~"타박타박 타박네야 너어드메 울며가니
우리엄마 무덤가에 젖먹으러 찾아간다
물깊어서 못간단다 물깊으면 헤엄치지~"♬♪~~~

타박네야 중에서...

-중략-

요일 몇주만에 홀로 아버님 산소를 찾았습니다.

지난 2월 갑자기 아버님을 보내드리고 뒤늦게 효자인냥 홀로계신

어머님 적적하실가봐 매일 아침 저녁으로 문안전화를 드리고 대구에 내려갈때마다  어머님을 찾아뵙고 산소도 들렀다 오곤 합니다.

'다 부질없는 짓~'이란것을 알면서도 쉽게 그끈을 놓지 못하고

또 후회하는것이 인간인가 봅니다.

먼저 고향집에 들러서 어머님을 뵙고  제일먼저 트렁크에 싣어놓은 삽을 광에다 내려놓았습니다.

광에 들어가 아버님의 손대가 묻어있는 삽이며 곡굉이등 농기구를 살펴보니 왠지 주인잃은 농기구들이 쨘해보입니다.

어머님에게 인사를 하니

"아침은 먹었느냐~ 점심상 차릴까?"

항상 부모에게는 지천명이 다되어가는 아들도 그냥 어린아이인냥 밥걱정이 먼저 드나 봅니다.

" 뭐 드시고 싶은거 없어요?" 외식할까요?"

모처럼 외식을 할까싶어 여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마찬가지로  "아이구 야야~ 먹고싶은거 없다~~"

"그럼 산소 다녀와서 함께 점심 먹어요~"

「산소가는길...」

 뭐 급할것도 없고 산아래에 주차를 해두고 등산화로 갈아싣고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등산화가지 싣을정도의 높이는 아니지만 비가 내린탓에 산길이 미끄럽기도 하고 또 신발에 흙투성이가 되면 차안이 지저분해질수도 있기

때문입니다.(가끔보면 깔끔하지도 않으면서 한번씩 깔끔떠는 박씨입니다.)모처럼 찾아온 산소가는길 공기마져 깔끔하고 상쾌합니다.

길가 주변에 이름모를 꽃들이 지천입니다. 산벛나무들은 벌서 꽃잎이 지고 새싹이 돋아있고 그나마 산복숭아꽃들은 연붉은 도화색을 자랑합니다. 

「싸리나무꽃」

길가에 하아얀 싸리나무꽃이 한창입니다.

하얀것이 꼭 찔레나무 꽃같기도 하고...암튼 여기저기서 톡톡 터트려핍니다.

「이슬아치(?)꽃」

어릴적 여름철 산에 소를 풀어놓고 산을 헤집고 다닐때면 빨갛게 익은 이녀석의 열매를 한웅큼 따다 입에 털어넣고 씹다보면 아직 설익은 열매의

신맛때문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그때 우리들은 이나무 열매를 이슬아침(?) 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슬아치(?)라고도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누가잘랐을까!」

산중턱에 들어서니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제법굵은 소나무 밑동이 잘려져있고 파아란 천막으로 덮어높은 몇몇 무더기들이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들을 잘라서 소독작업을 한모양입니다. 그런데 주인도 모르고 있었다니~~~

 「또다른 생명들이...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 밑동을 살펴보니 구멍이 숭숭 뚫려있고 개미들이 그곳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소나무는 죽었지만  또다른 생명들은 그 소나무를 생명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심봤다~~」

참 추억속에 유물입니다.

아마 이 콜라병이 기억이 나시는 분들이 제법 있을법도 합니다.

500ML 와 1000ML유리로 된 콜라병^^ 

그당시 빈병 가지고 가면 제일 많이 현금으로 주었던 기억이...

아직 뚜껑까지 그대로 보전되어 있습니다. 가지고 와서 잘씻어서 물병으로 재활용할까! 생각하다가 그냥 두고 왔습니다.

「청미래덩굴꽃」

흔히 망개나무 라고 불렸던 청미래덩굴의 꽃입니다.

열매는 어릴적 파랗다가 익으면 빨갛게 되는 망개나무열매... 덜익은 열매의 떨떠름한 그맛이 떠오릅니다.

또 어린시절  망개나무 입사귀로 컵을 만들어 마시던 산속 에서 마시던 계곡물의 달콤한 기억도 떠오릅니다.

「저산길 돌아가면...」

어릴적 민둥산에 가까운 이곳에 식목일날 어머님과 형이랑 어린 소나무 묘목을 심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그대 당시만 해도 소나무들 대부분이 참 키가 작았고 볼품없었는데 이제는 그소나무들이 자라서 하늘을 덮고 있습니다.

저 산모퉁이만 돌아가면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그옆에는 작은할머니 산소 그리고 바로옆에 아버지 산소가 있습니다.

「할머니 무덤가에는...」

유독 할머니 무덤가에 할미꽃이 많이 피었습니다. 그래서 할미꽃이라고 부르지는 않겠지만...

인자했던 할머니의 미소가 떠오릅니다. 돌아가시는 그날도 손자녀석 밥은 잘먹고 다니는지 걱정했던 할머니였습니다.

옆에는 할아버지 무덤과 작은 할머니 무덤이 함께 있습니다.

「꽃무덤.」

작은 할머니 무덤에도 온통 들꽃들로 가득합니다.

한마디로 꽃무덤입니다.

「꿀풀같기도 한데...」

보라색 털복숭이 꽃입니다. 꿀풀같기도 하지만 아닌듯...

「이름도 몰라요~」

이꽃도 이름은 모르지만 눈에 익은 꽃입니다. 보라색 이쁜꽃입니다.

「아버지 산소」

몇주만에 다시찾은 아버님 산소입니다.

과연 봄은 봄인가 봅니다. 그동안 자라지 않았던 잔듸들이 파릇파릇 새싹들이 제법 올라와 초록빛이 완연합니다.

아직 완전히 활착이 되지는 않았지만 몇개월전 그모습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봉분위에 올라가 살펴보고 또 보리밟기 하듯 봉분과 봉분주변을 골고루 꼭꼭 안마하듯 밟아주었습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이제 겨우 2개월 남짓 지났습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잊혀져간다는 것이 슬프고 또 가슴아픈일입니다.

돌아오는길...

뒤돌아보고 '다시 오겠노라~ 그리고 잘 계시라~' 는 인사말을  마음속으로 남겼습니다.

꼭 시골집을 다녀오면서 배웅나온 어머님에게 하는것처럼...

아직 박씨아저씨의 마음속에서는 못내 아버님을 보내지 않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