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에서 월척(?)을 낚았습니다.

2010. 9. 15. 08:54공사판일기

손맛이란 바로 이런 맛이야~

즘 공사판이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그동안 태풍과 잦은 비로 인하여 주춤 거리던 현장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기 때문에 연일 현장에는

여러공종의 작업자들이 마감공사로 분주히 움직입니다.

박씨아저씨도 덩달아 이리뛰고 저리뛰고 한마디로 '오줌누고 꼬치 볼 시간도 없다~' 는 말이

딱 어울릴정도로 바쁘게 살아갑니다.그러다 보니 정작 블로거의 본업인 글쓰기는 물론

다른 블로그 방문이나 답글달아주기는 영 힘에 겹습니다.

하지만 쉬는 시간 짭짬이 글을 쓰고 답글을 달고...

좀 조용해지면 그때는 평소처럼 블로그 관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는 모처럼 공사판 에서 월척의 손맛 을 느낀 어제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시겠습니다.

제 오후무렵 콘크리트 파일 머리부분을 깨는 작업을 하던

젋은 용역인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박씨아저씨를 찾아왔습니다.

혹시 사고라도 난것인가 싶어 걱정이 되었는데~

사정 이야기를 듣고보니...

함마드릴이라는 공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하던중 실수로 

파일속으로 드릴날이 빠져버렸다고 합니다.

순간 '빠지면 건져내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현장에 가보니

깊이 8M가 넘는 콘크리트 파일속에 빠져버린 제법 묵직한 드릴날을

건져내기가 그렇게 쉽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작업을 하던 젊은 친구는 걱정스런 얼굴로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해보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고...

순간 박씨아저씨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고...

특히 저공구를 긴급작업때문에 공짜로 부탁해서 빌려온공구인데 잘쓰고 돌려줄때 아주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멀정한 상태로 돌려줘야하는데~주요부품이 없는 상태로 공구를 돌려줄것을 생각하니 슬슬 걱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물론 미안 하다고 하고 돈으로 변상하면 될수도 있겠지만 그건 예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기 마음은 급해지고 순간 머리속에 묘안(?)이 떠올랐습니다. 여기저기 몇군데 수소문해보니 마음에 꼭드는 물건을 구할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물건은 다름아닌 전자석입니다. 이놈을 미끼로 사용해서 월척(?)을 낚아낼 낚시를 하는방법입니다.

제법 끌어낼 부품이 무계도 있고 깊이도 8M나 되기때문에 미끼를 튼튼하게 묶어주고 줄조 제법 튼튼한 넘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깊이 8M 속에 있던 월척(?)은 쉽게 입질을 하지않고...

어쩌다가 살짝 느낌은 오는데 쉽게 올라오질 않네요~

몇번을 시도하다가 덜컥~

아무리 줄을 당겨도 꼼짝도 하지않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비싼 미끼마져 깊이 8M 파일속으로 빠져버릴듯한 예감입니다.

줄끝으로 전해져 오는 팽팽한 긴장감...

아마 낚시를 해보신 분들은 물고기가 미끼를 물고 돌틈이나 수초를

감고 꿈쩍하지 않을때 그 기분을 아실겁니다.

꼭 그런 기분입니다. '포기를 할까! 아니야 다시한번 해봐야지' 

이렇게 갈등을 때리고 있을무렵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발주처 부사장님 왈 "비켜보소~그것도 잘 못하능교?" 하면서 박씨아저씨를 밀어내고 자신이 줄을잡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잠시후 몇번을 시도후 드뎌 낚시줄에 월척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모든사람들도 숨을 죽이고 혹시 미동때문에 다잡은 월척을

놓치기라도 할까 조심스러웠습니다. 

잠시후 물밖(?)으로 정체를 드러낸 월척(?) 입니다. 박씨아저씨가 미끼(?)를 제대로 사용한듯 합니다. 아주 대물입니다.ㅎㅎㅎ

자석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월척을 보면서  모두들 함박웃음을 짓고 특히나 안절부절하던 젊은 용역친구는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아마 그친구 오늘 낚시가 성공하지 못했으면 자기 일당에서 저부품값을 공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엄청 불안했을겁니다.하지만 박씨아저씨 작업중에

일어난 일이기때문에 일당에서 공제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오늘은 박씨아저씨 모처럼 공사판에서 소소한 일이지만 웃음을 주었고 작은 감동이 있었던 낚시이야기 해보았습니다.

글을 쓰는 이시간도 어제 느꼈던 손끝에서 전해져오는 짜릿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런기분 아시는지요? 오늘도 짜릿한 행복가득한

하루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