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그사람을 만났습니다.

2010. 5. 15. 08:16이판사판공사판

※ 인연은 돌고도는 것!

침 6시 30분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휴대폰의 알람이 울리길

기다렸다가  알람을 끄고 욕실에서 출근준비를 하고있는데 요란스럽게

전화벨이 울렸습니다.(이른아침 전화벨이 울리는것은 불길한 징조입니다)

순간 급하게 대충 물기를 닦고 전화기액정을 확인하니 철근일을 하시는

사장님의 전화였습니다.

"소장님 아침 일찍 죄송합니데이~ 아직 현장에 문이 안열려져 있는데요~"

잠시 기다리라 하곤 시계를 확인해보니 문이 열리려면 아직 조금은 기다려야 할것같아 급히 서둘러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현장앞에 도착해보니 일찍 출근한 작업자 10명이 출입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현장은 다른곳과 달리 기존 공장 부지내에 별도의 공장을 신축하는 공사이다

보니 출입문을 한곳만 사용하고 있어 조금 불편한점이 많습니다.

차에서 내려 책임자(반장) 되는 분에게 공장 사정을 설명하고 잠시 기다리라고 했는데... 그런데 한분의 얼굴을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얼굴입니다.

일전에 말씀 드렸지만 박씨아저씨는 예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포항에서 근무를 했던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분명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었기에 호구조사(?)를 한답시고 그분의 근무이력을 여쭈어 보았습니다.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분은 6년전 같은 현장(환호주공아파트)에서 철근일을 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세상은 참 좁다! 

말 현장을 다니다 보면 꼭 한번은 예전에 함께 일했던 분을 우연히 만날수

있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죄를 지으면 안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반가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두번 다시는 꼴(?)도 보기 싫은 인간을 만날때도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에게 항상 좋은일만 가득하고 기억에 남는것은

아닙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잠시 그때를 생각해보니 좋았던일 그리고 기억하기 싫었던일

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갑니다.

갑자기 그분의 성씨가 씨 라는 생각이 스쳐 갑니다.

현장으로 뛰어나가 큰소리로 불렀습니다.

" 강반장님 맞지요?"  혹시나 틀렸으면 어떻하나! 생각했는데 그분의 환한얼굴이 내가슴속으로 환희로 다가옵니다.

6년동안 나의 뇌리에서 잊혀졌던 그분의 이름이 불러지는 순간 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 김춘수님의 시에서~

굳이 이른아침 인터넷 검색을 통해 김춘수님의 꽃을 인용하지 않아도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벌써 일주일의 마지막인 토요일입니다.

봄인가 했던 날씨가 겨울이더니 어느새 신록은 우리들 곁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코끝으로 전해져 오는 상쾌한 오월의 신록향기는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푸르른 오월 오늘이 누군가 스승의 날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세상이 나를 잊은건지 내가 세상을 잊은건지  분명한것은 잘 모르지만 휴일 모든분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