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을 보면서 당신을 생각합니다.

2009. 6. 13. 08:24카테고리 없음

나의 아침은 미숫가루...

때이른 새벽 잘난 남편 둔 덕택에 남들 같으면 한창 단꿈을 꾸고 있을시간...아직 달아나지 않은 잠을 쫒으며 

나는 욕실로 애써 달아나려 하지않는 단잠을 밀어내고 주방으로 향하는 당신의 뒷모습을 봅니다.

오늘 아침은 왠일인지 일어나지도 않고 아이들 껴안고 이불 덮어쓰고 누운 모습에 괜히 심통도 났습니다.

늘 새벽이면 식탁위에 놓여진 머그컵과 컵 가득히 따라놓은 우유와 꿀을 탄 미숫가루가 오늘은 보이질 않아서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그냥 나오려고 했는데,곤히 자는모습을 보니 심술이 나네요

한쪽 어깨에 매고있던노트북과 카메라를 살포시 내려놓고 오른손으로 이불속으로 당신의 가슴을 만져 봅니다.

오른손바닥 가득 따뜻하고 몽실한 가슴이 촉감이 느껴지네요.싫지 않은듯 한손을 이불밖으로 꺼내면서 손을

흔들면서 "미숫가루 민이가 어제 다 퍼묵었다" ~~~ '나쁜노무시키 아빠 주식(?)을 다 해치우다니'

나의 아침은 매일 이렇게 시작합니다 가족의 사랑으로 새벽을 열고 두눈 비비며 오늘도 열심히 살리라 마음먹고

달려오는길 길가에 접시꽃들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이른 시간이라 잠시 차를 세우고 담아보았습니다.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도종환님의 접시꽃 당신 중에서...

음에는 이꽃이 접시꽃이라는 것도 몰랐을때가 있었습니다.언제인가 도종환님의 접시꽃 당신을 읽고부터인가 이꽃의 사연을 알고 그로부터 다시 이꽃을 보게 되었는데...오늘 보니 종류도 다양하고 그 모양도 색깔도...천상 여자의 마음같습니다.^^

때로는 붉은 장미처럼 정열적으로...때론 하얀 백합같은청초함으로...

 무궁화를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흰 접시꽃』

『분홍레이스달린 접시꽃』

 음 보는 낮선이의 모습에 전혀 거리낌없이 "꽃이 이뻐서 사진 찍능교?" 하시는 마을의 할머니...보무도 당당하게 이른아침 논으로 가시고 계시네요.

저번에 장미꽃 사진찍을때도 할머니 한분이 똑같은 질문을 하셨는데...경상도 사투리가 참으로 정겹다는 생각이 드네요~~~

 늘 앞만 바라보다가 뒤도 바라보았습니다.

때로는 앞보다 뒷태가 아름답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붉은 피빛 접시꽃

이제 막 피려고 합니다.붉은 접시꽃이...

 아침에 논으로 물꼬를 보러 가시는 할아버지...그냥 가시지 않네요~이방인을 발견하고는 한마디 하십니다. "꽃사진 찍능교~?"...

"할배도 함 찍어주까예?"하고 물었더니 그냥 웃으시면서 지나가신다... '할아버지 운전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참 평화로운 아침입니다.

모든분들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