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 비슬산 왕복종주를 마치고나서...

2017. 8. 30. 08:00나의 취미...

※ 산은 산이로다...


광복절 아침 나홀로 이른아침에 눈을 뜨고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냉장고에 챙겨둔

간식꺼리와 물2병을 챙겨 배낭속에 넣고 집을 나섰다.

새벽안개가 자욱하지만 이제 주차장 찾는일은 쉬운일이다. 몇번을 와보았기에 네비양에

의지하지 않아도 또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도 문제가 없다.

늘상 하는 그곳 입구에 주차를 해두고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바꿔신고 습관처럼 등산로

초입에서 스마트폰 어플을 켜면서 나에게 오늘의 산행을 무사히 마치리라 다짐을 해본다.

오늘 목표는 앞산 고산골로 올라가 청룡산을 거쳐 용연사 약수터를 거쳐 비슬산 천왕봉을 

찍고 다시 그길을 되돌아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약45km거리의 이른바 '앞비왕복종주' 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5시 55분이다.

시간상으로 맑은 날이라면 벌써 시야가 환하겠지만 간밤에 내린 비와 자욱한 안개탓에 시야가 흐리고 또 얼마지나지 않아 이미 아랫도리는 간밤에

내린 비로 인해 흠뻑젖어 걷기에도 불편하다.

가끔 인기척에  놀란 산짐승때문에 산짐승보다 내가 더 놀라고~~~ 심장은 콩닥콩닥 가슴은 두근두근~ 

설상가상 출발한지 2km정도 지나니 후텁지끈한 날씨탓인지 땀이나고 자꾸만 몸이 쳐진다.

사악(?)한 내마음속으로 몇번이나  포기할까 갈등이 생긴다.

산성산 갈림길까지 가보고 더이상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부끄럽지만 오늘 산행은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산성산 갈림길 사진은8월13일 사진임.」

산성산 갈림길...

시간을 확인해보니 다른날보다 조금더 시간이 걸렸다. 잠시 물병을 꺼내 수분을 보충하며 오늘 산행을 감행할것인지 포기할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런데 조금전까지 축처지는 몸이 물을 마시고 난후 변화가 생겼다. 갑자기 의욕이 생겨나고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충만한다.

요즘 산을 자주 오르다 보니 준비물을 챙기는데도 요령(?)이 생겼다. 600ml물병에  물을500ml만 넣고 나머지는 박카스1병을 채워넣었다.

그렇게 2병을 만들어 준비하면 20km산행에 거뜬하다. 물론 더 멀리 갈때에는 중간중간 물병이 비면 식수를 보충해주어야 한다.

어느듯 청룡산 정상에 도착했다.

누군가 정상석위에 다녀간 아름다운 흔적을 남겨놓았다.

「청룡산 정상석...」

고산골 입구 주차장을 출발한지 2시간이 지나 청룡산 정상에 도착했다. 예상시간보다 4분정도가 더 소요되었다.

처음 오르막구간4km에서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지만 산행을 포기할만큼 늦어진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계획에는 큰 차질은 없다.

간단히 인증샷을 남기고 준비해간 냉동오이 몇조각과 초콜릿하나를 챙겨먹고 신발끈을 다시 조여메고 발길을 제촉해본다.

청룡산 정상에서 중간포인트 배바위까지 가는길은 거의 내리막이다. 특히 산행시 오르막보다는 내리막구간이 힘든법인데 그날따라 안개가

자욱하여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상황이라 더욱더 긴장이 된다.

「배바위에서 바라본 전경...」

수밭골을 지나며 혹시나 하는마음에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역시 산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며칠전 보았던 노란망태버섯 몇개체가 눈에 들어온다. 며칠전과는 다른방향이였지만 크기도 훨씬크고 개체가 3개나 되어 나를 기쁘게 한다.

솔직히 망태버섯을 꼭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는데 이번기회에 검색을 통해 망태버섯이 왜그렇게 쉽게 눈에 띄지

않았는지 왜 귀한지도 알게 되었다.

「노랑망태버섯...」

망태버섯을 뒤로하고 서둘러 용연사 약수터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약수터에 들리지 않았다.

아직 식수도 여유가 있었고 또 비가 내리는탓에 갈증도 심하지 않아서였다. 돌아오는길에 약수터에 들러 물을 보충하기로 마음먹고 약수터를 지나

빠르게 비슬산천황봉 이정표를 따라 나아갔다.

중간중간 굵은빗줄기가 후두둑 떨어지지만 이미 온몸이 흥건하게 젖어있어 나의 발길을 막지는 못한다.

남아있는구간을 마지막 약 2km로 서서히 오르막 경사가 시작되는 구간이다.

평소 맑은날이면 주변경관을 보면서 산행을 할수있어 피로감도 덜하겠지만 오늘같이 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날은 한치앞이 보이지 않고 또

산길이 미끄러워 자칫 발을 잘못내딛으면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기 쉽상이다.

몇번 발을 잘못디뎌 미끄러지면서 아찔한 경험을 하다보니 절대 한눈을 팔수도 없고 온몸이 바싹 경직된 상태라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다.

「비슬산 천왕봉앞...」

어느듯 고생끝에 정상가까이 갈림길에 도착했다.

불과 200미터만 더가면 오늘의 반환점인 비슬산 최고봉 천왕봉이 눈앞이지만 잔뜩낀 안개때문에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비때문에 비닐봉지속에 넣어둔 휴대폰을 꺼내보니 아직 12시가 되지 않았다. 처음 출발하면서 예상도착시간을 12시정도로 계산을 했다.

우중산행이지만 처음 계획했던 시간과 거의 비슷하게 도착을 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기쁜(?)소식을 전하고 기념사진 몇컷을 담은후 다시 발길을 돌려 중간기점인 용연사 약수터를  향해발길을 옮겼다.

용연사 약수터 까지는 약 5km거의 내리막 구간이다.

조심해서 빠른걸음으로 내달려 본다. 시속6km의속도로 용연사 까지 5km 구간을 내달렸다.

중간에 용연사 약수터 약 1km전방 벤취에서 준비해간 점심을 먹으면서 체력도 보충하고 남은길에 대한 계획도 세웠다.

약수터에 들러 지갑에서 지페한장을 꺼내어 돈통에 집어넣고 2개의 물병에  식수를 채워넣었다.

 「약수터 풍경...」

*청소비 및 관리비용으로 자율적으로 돈통에 돈을 넣는다. 주인할머니가 계실때면 캔커피하나를 무료로 마실수가 있다.

막걸리나 다른간식꺼리는 가격이 표시되어있으니 돈통에 양심껏 넣으면 된다.


이제 특별하게 힘들거나 어려운 코스는 없다. 안전하게 시간에 맞추어 체력을 분배해서 출발지인 앞산고산골로 하산하면 된다.

물론 중간에 청룡산을 거쳐가야하는 난코스가 남아있지만 벌써 몇번을 올랐었고 또 체력이 충분하니 너무 걱정할것은 없다.

다만 걱정이 있다면 비내리는 산속날씨가 워낙 변화가 심해 자칫 지체하거나 여유를 부리다가는 어두워질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서두르기로 한다.

스마트어플로 1km구간을 지날때마다 평균속도를 측정해서 알려준다. 아무래도 돌아오는길은 내리막 구간이 조금더 많다보니 시간이 빠르다.

고산골주차장 도착시간이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한 오후5시정도에 도착할수 있을것같다.


「살이 빠져 헬쓱하다...」

중간목적지인 청룡산 정상 예상도착시간은 3시다.

인증샷을 찍고 있는데 마침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청룡산 도착시간인 3시가 조금못미친다.

이제 남아있는 거리는 약 9km다.

빠르게 가면 2시간에서 2시간 30분정도에 도착할수 있을듯하다.

비도 어느듯 잦아들었다.

산성산 갈림길까지 약4km...

마지막 1km 구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평지와 내리막수준이다. 내가 참 좋아하는 코스이다. 냅다 달리기 딱 좋은 코스이다.

물한모금마시고 남아있는 간식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조심해서 비탈길을 내려온후 평지구간은 모조건 달린다.

얼마전 멧돼지를 만났던곳에 다달으자 왠지 겁이 덜컥나서 미리 스틱을 치면서 큰소리를 질러 혹시나 튀어나올 멧돼지들에게 경고를 했다.

다행이 이번 산행에서는 멧돼지를 만나지 않았다.

사실 직접 산에서 몇번 멧돼지를 만난적은 있었지만 얼마전만큼 두렵거나 무섭고 내가 절대 어떻게 대응할수 없겠다는것을 실감한적은 없었다.

돼지고기가 그렇게 무섭기는 처음이였다.

「산성산 갈림길에서...」

어느듯 산성산 갈림길...

지금껏 가보지 않았던 고산골관리소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사실 내리막이 많아 빨리 갈수있을거란 생각때문에...)

처음 내리막이 시간되는 구간은 잣나무 숲으로 우거진 산책로길이라 적당한 내리막경사와 주변경치때문에 마지막 산행구간을 진짜기분좋게

휠링하면서 여유롭게 내려왔다.

중간중간 콸콸콸 풍부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등산화와 아랫도리에 묻은 흙이랑 티끌도 씻어내고...

「고산골계곡...」

하지만 관리소를 지나자 딱딱한  콘크리트 포장길이 시작되고 10시간 이상 지속되어온  젖은 등산화때문에 두발은 퉁퉁부어있는 상태라 돌덩이

처럼 딱딱한 콘크리트 내리막길은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다.

조금 빨리 가려고 잔머리 굴리다가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꼴이다.

이제 다왔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드는순간 눈에 익은  풍경들이 들어온다. 예전 고등학교 다닐때 와보았던 절과 계곡이 보인다.

눈에 익숙한 풍경이 보이니 다왔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실은...


「고산골에 있는 법장사...」

최종목적지인 고산골 주차장은 아직 1km나 남아있다. 오늘의 종착역 고산골 주차장이 저멀리 보인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에어건으로 온몸에 먼지와 물기를 털어내고 꽉조여메었던 등산화끈도 느슨하게 풀고 시계를 보니 오후5시를 가르키고 있다.

대망의 앞산비슬산 왕복종주(10시간48분) 를 끝내는 순간이다.


정말 잘 참아준 박씨아저씨의 두다리와 4년을 먹은 혈압약 끊고도 무사해준 나의 심장에게 감사드린다. 박씨아저씨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