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2번째로 맛있는 식사는?

2010. 11. 6. 08:36다시가고 싶은집(맛집은 아니고~)

※ 어머니 손맛 다음의 맛은?

말 마감을 해서 부랴부랴 본사에 제출(이번에는 1등)하고 돌아오는길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소장님 밥묵으러 안오능교?"

발주처 막내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 식당에 식사를 하러 오지 않는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메뉴가 뭔데~ 난 맛난거 먹으러 갈껀데~?"

"오늘 육회 비빔밥인데요~빨리 오이소오~"

오늘 메뉴가 육회 비빔밥이라고 빨리 오라는 발주처 막내녀석의 마음씀씀이 고마워서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급하게 현장에 도착하니 철골공사 협의차 현장을 들르신 협력업체 사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소장님 밥안묵능교 밥사주소~?"

마침 옆에서 계시던 발주처 부사장님 바깥에 나가서 식사를 하자고 제안을 하시는데...

철골사장님 "그냥 아무데서나 한그릇 무마 되지~" 이러시면서 식당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가십니다.

 

정이담긴 밥상

 오늘 점심메뉴로 나온 육회비빔밥들이 차례차례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식당에 들어서기 무섭게 박씨아저씨 카메라를 꺼내들고~~~

" 아지메 사진 쫌 찍겠습니다~"

이러면서 마구 마구 찍고 있는데 옆에서 밥을 푸시던 발주처 부사장님 또 한소릴 합니다.

"조러다가 카메라 뺏기봐야 안그러지~~~"

이에 지지 않고 박씨아저씨도 한마디 합니다.

"밥묵었으마 밥값은 해야지요~"

 육회비빔밥과 함게 나온 어묵탕입니다.

시원하고 칼칼한 것이 아주 맛났습니다.

그리고 박씨아저씨가 찜해둔 육회비빔 밥을 퍼담기 전에사진을 담았습니다.

미리 염장을 질르려고 큰사진으로 올렸습니다.

시원한 배 그리고 버섯볶은것 시금치,당근 또 그리고 숙주나물...

참! 신씨(?)들 집안에서는 숙주나물 먹으면 죽음이랍니다~이유는 아시죠?

유명한 조상님 함자에 숙주가 들어있어 신씨가문에서는 숙주나물을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역사공부를 하자면 사육신과 생육신 이야기가 나와야 하고 그러면 길어질듯해서 뱀의 다리 는 그리지 않겠습니다.

 

방금 지은 따뜻한 밥을 주걱으로 살살 헤쳐서 두주걱 퍼 담았습니다. 밥을풀때 주걱으로 헤집는 이유는 밥알사이에 공기가 스며들어 밥맛이 더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물회 먹듯이 양념장을 넣지 않고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서 맛을 보니 조금은 싱겁다는 느낌이 들어 미리 준비해둔 양념장을 넣고 또 다시 살살 비볐습니다~ 조금전에는 왼쪽으로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비볐습니다. 양념장으로 맛나게 비벼진 사진도 담을까 했지만 참았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밥상머리 교육' 이라고 밥먹을때 예의를 매우 중요시했던 민족입니다. 

어릴적부터 식사 시간에 어른보다 먼저 수저를 들거나 소리내어 국을 떠먹거나 요란스럽게 밥을 먹는 행동은 몰상식한 행동이며 '쌍놈' 들이나 하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어른보다 먼저 수저를 들어도 안되고 또 수저를 놓아서도 안되고 밥을 먹으면서 쓸대없는 잡담(밥먹을때 이야기하면 복나간다는 속설때문)을 해도 숫가락으로 마빵(이마)을 맞았습니다.

어릴적 아버님의 숫가락은 어린 우리들의 숫가락보다 굵직하고 무거웠습니다. 그것으로 맞아보지 않은 사람은 그아픔을 알지 못합니다.

그때 그시절은 대부분 엄하신 아버지들은 그러했습니다. 무뚝뚝하고 말이 없고 엄격했지만 속정은 참으로 깊었던거 같습니다.

요즘 세상이 참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바쁜일상속에서 서로 얼굴마주보며 대화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잠시 오늘 하루만이라도 따뜻한 밥상앞에서 가족들이랑 오손도손 정담나누고 웃을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그것이 사는 이유이고 행복이니까요^^

 

P.s : 참! 다먹고 난후에는 반드시 "맛있게 자알 먹었습니다~" 하는 인사 잊으면 안됩니다. 그러면 요리하시는분들은 힘이 펄펄 날겁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꼭 글읽고 추천 안하면 이상한 사람 된다는 느낌이 살짝 드네요^^ 그냥 가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