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때문에 집에 불낼뻔했던 사연(둘)

2010. 10. 17. 12:39인도에서

통닭이야기 1편에 이어서~

1편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1편을 읽으시고 계속 읽으시면 좀더 이해가 빠를듯합니다.

검은 연기와 시뻘건 불꽃이 주방 천정에 매달려있는 형광등에 닿을무렵 곧형광등이 폭발하고

합선이 되고...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급한대로 다른 두껑을 찾아서 후라이팬에다 덮어씌웠더니 다행이도

불길이 잡히고 뒤이어 달려온 그 똘마니 녀석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워~워~ 푸라블럼~푸라불럼~썰~썰~ " 그리고는 온집안의 문이란 문은 다 열어제치고 환기를

시키고 그것도 모자라서 선풍기란 선풍기는 다 동원해서 집안에 가득찬 연기를 빼내고 나서

후라이팬에 가득했던 기름을 보니 이미 새카맣게 변해버린그 기름으로는 도저히 튀김을 할수없을듯해

선반을 뒤져보니 기름도 떨어지고...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도저히 억울해서 못살것같은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똘마니를 시켜 기름을 사오게 하고 다른 후라이판에 기름을 잔뜩붓고 사온닭을 손질하고 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똘마니 녀석 또 '썰~썰~'이러면서 가스렌지 불을 줄이라고 안절부절 어쩔줄을 모른다.

하지만 무식한 박씨 아저씨 "no problem(노푸라블럼~)" 아마 거기서 그 똘마니 계속 떠들었으면 한대쥐어 박았을지도... 

잠시후 어느정도 기름이 가열되고 인도 밀가루 골고루 묻혀진 닭의 살점들을 하나씩~하나씩~달궈진후라이팬 속으로 던져넣고... 

직히 한국에 있을때 튀김도 몇번 해보았고 명절날이면 음식들을 직접 해보았기에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변명처럼 들리지만 재료도 변변치 않고 또 모든것이 한국과는 다르니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똘마니때문에 그만둘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닭을 튀기고 기름기를 제거한다고 주방의 타올을 다 사용하고...

드디어 시식 시간잉 되었습니다.

식탁위로 튀겨진 통닭과 미리 만들어진 소스를 들고나와 먼저 똘마니에게 맛을 보라고 한점 주었더니...

이누무시키 죽는줄알고 끝내 먹지를 않으려고 합니다.

할수없이 튀겨진 닭을 2등분해서 아랫층에 있는 똘마니 누나랑 함께

먹으라고 나누어 주고 혼자 티브이를 보면서 그맛을 보니...

간이 덜된것인지...원래두번 튀겨야 바삭하니 맛나는데...정신이 없다보니 한번만 튀겨서 눅눅하고 소스또한 그맛이~~~ 

결국 참으면서 몇조각 집어먹다가 도저히 참을수 없어 그어렵게 만든

닭튀김을 모두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렸습니다.박씨아저씨가 생각해봐도 어이없고 한심하고...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가만히 계산을 해보니...

닭한마리 100rs(2천5백원) 기름(올리브유)500rs(1만2천5백원)  그리고 황금같은 일요일 오전내내 날려버린 시간들...

그렇게 따져보니 닭한마리튀겨 먹겠다고 들어간 돈이 무려 1만5천원 그리고 자칫 잘못했으면 집에 불까지 났더라면~~~~

아마 세상에이런일이에 충분히 나오고도 남았을뻔 했는데...다행하게도 아무 탈없이 넘어갔지만 다음날 그 똘마니 녀석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리면서 자기 누나가 엄청 맛이 좋았다고 했다는데~ 믿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