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 때문에 집에 불낼뻔한 사연은?(하나)

2010. 10. 17. 08:52인도에서

얼마나 통닭이 먹고 싶었으면~

이글은 2006년 11월21일 자로 블로그에 남겨두었던 글을 그때의 기분을 느끼며 지금의 박씨아저씨

버전으로 수정해서 올립니다.

2006 년 11월 21일 일요일...

인도에 온지 벌써 2개월째가 접어들었습니다.정든 가족들 품을 뒤로한채 홀연히 떠나온 인도.

세월이 유수(流水)세월이 유수같다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습니다.

자고나면 아침 또다시 일어나면 어느듯 일주일이 지나버리고...

사건은 몇일전 일요일의일이었습니다.

함께 숙소를 사용하던 직원들이 출근하고 혼자 숙소에서 제법 늦은시간까지 잠을 자다보니 허기가

느껴져 잠을 깨었습니다.

주방을 뒤져보니 직원들이 남겨둔 컵라면 하나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나니 특별히 할일도 없고

아직까지 이곳 지리나 혼자 나돌아 다니기에는 엄두가 나지않아 또다시 침대에 몸을 뉘었습니다.

정말 무더운 여름날씨가 계속되니 계절감각을 잊어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간간히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한국소식에는 폭설이 내리고 많이 춥다고 하는데...잠시 한국의 가족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멍하니 이런저런 생각으로 기분이 우울합니다.

울을 보니 2개월넘게 자르지않은 머리가 볼성사납게 헝클어져 있어 그꼴이 가관입니다.지난 10월초 이곳으로 오기전 한국에서 머리를 자르고 그동안 2개월이 넘도록 머리를 자르지 않았으니 그럴수밖에 없었지만 거울속에 비쳐진 박씨아저씨의 몰골을 보니 더이상 미룰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주변에 이발소가 없는것은 아니었지만 용감한 부하직원이그곳에서 머리를 짜르고 난이후에 '머리를 깍고 싶다~'는 생각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자꾸만길어서 엉망이된 곱슬머리를 방치한다는것이 그렇고 해서 할수없이 숙소에 있는 똘마니(house keeper)에게 시켜서 주변에서 제일 좋은곳으로 알아보라고 했더니 마침 한곳이 있다길래 혼자 가기는 무엇하고 해서 그녀석을 앞세워 머리를 자르러 갔습니다.

그녀석이 소개한곳은 지금까지 보았던 그런 동네 이발소와는 차원이 다른 마사지까지 받을수 있는 곳이었고 제법 디자이너란 넘들도 있고해서 안심하고 머리를 자를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자에 앉고 머리를 어떻게 자르겠냐~고 물어보는 디자이너에게 짧은 영어로 이야기 하기란~~~할수없이 아는단어 모두 동원하고 손짓 발짓해서 머리를 자르고...

그다음은 인도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바디마사지 순서... 솔직히 한국에서도 발마사지 몇번 받아본것이 전부인 박씨아저씨 내심 상당한 기대를 하면서

마사지실로 들어갔더니...

잠시후 조금전 머리를 잘랐던 그 디자이너 녀석이 들어오더니 옷을 벗으라고 합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그녀석이 지켜보는 동안 바지를 벗고 상의를 탈의하고 차마 팬티까지는 벗을수 없어 뻘쭘하게 서있는데...

그녀석이 나가지 않고 계속 지켜보면서 서있길래~ 혹시 핀티까지 벗으라는 것인줄 알고 팬티를 내리는 시늉을 했더니 웃으면서 그것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뭔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에 그녀석에게 누가 마사지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망설임없이 자기가 마사지를 한다고 합니다.

순간 ~~~ '망했다~'는 실망감과 너무 김치국부터 마신 박씨아저씨가 한심했지만 오기가 발동해서 "마사지 자격증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당당하게도 헤어디자이너와 마사지 자격증이 있다면서 ...

할수없이 모든것을 채념하고 그녀석이 권하는 침대위에 엎어져서 마사지를 받는데...이누무시키 운동선수도 아니고 어찌나 손아귀힘이 세던지 그냥 입에서 악~악~ 소리가 튀어나올뻔 했지만 그정도에 아파할 한국인이 아니라고 자위하면서 더~더~더(more~more~) 를 연신 외쳤습니다.

가끔 그녀석이 자신의손아귀힘을 과시하며 안아프냐~고 물었는데...그때마다 무식한 박씨아저씨 "노프러블럼" 을 연발하면서...

진작 아프다고 살살~이야기를 해야하는데...고넘의 애국심 때문에~~~(한국인 외국가면 다 애국자 됩니다)

마시지를 다 받고 나니 오히려 온몸이 뻑적지끈한것이~~~온몸의 뼈마디가 다시 재조립된 그 느낌 여러분은 아시려는지...

그렇게 처음 당해보는 인도마사지(?)를 받고 지불한 돈이 640Rs (1루피:25원) 우리돈으로 환산하니 1만3천원...흐미 돈아까버라~

하지만 그곳에서 비싸다~ 라고 해보았자 말도 통하지 않고 또 통한다고 하더라도 돈을 깍는다는 것은 깔끔한 박씨아재 채면때문에 할수도 없고 해서

속은 쓰라렸지만  웃으면서 돌아설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전에 직원 머리를 쥐어뜯은 동네이발소의  이용금액이 30루피(한화650원) 였으니 박씨아저씨가 들렀던 미용실의 가격은 아마 상상이 되실듯합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을 모르는 똘마니는 박씨아자씨 옆에 찰싹 붙어서 "자기가 소개해준곳이 마음에 드느냐?"고 숙소에 오는내내 "썰~썰~" 이러면서 자꾸만 물어오길래... "솔직히 샤워도 못하고 머리도 안감겨 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이누무시키 대답이 걸작입니다. 숙소에 가면 자기가 큰통에다가 두통 데워줄테니 샤워를 하라고 합니다. 무슨 60~70년대도 아니고~~~ 

 

 소로 돌아오니 배도 출출했지만 아침에 먹었던 컵라면 아니면 입에 맞지 않는 인도 음식을 먹어야 했기에 조금 특별한 것을 먹고 싶었습니다.

또 몇일전부터 부하직원이 캔터키 프라이드 치킨을 먹고 싶어서 시내를 모두 뒤졌지만 파는곳이 없어서...

한국나가면 제일먼저 닭을 먹겠다~는 이야기를 들은터라 파는곳이 없다면 만들어 먹으면 될것이 아니냐~?고 했었던 기억이 떠올라 숙소에서 직접 캔터기치킨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참으로 발상이 대단 합니다. 박씨아저씨가 요리 블로거도 아니면서~)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바로 실행에 옮겨야겠다는 생각에 숙소에 있는 똘마니에게 닭을 한마리 사오라고 시키고 또 그냥 가져오지 말고 토막토막 잘라오라고 덧붙여 손짓 발짓을 써가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소스를 만들기 위해 주방을 뒤져 마늘과 양파 그리고 레몬 등등 숙소에 있는 인도 한국 재료들을 총망라해서 소스를 만들고...

미리 튀김기름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가스렌지위에 큰후라이팬에다가 기름을 잔득부어 불을켜두고 두껑을 덮어두었습니다.

생닭이 도착하길 기다리면서 시간이 무료해 티브이를 켜놓고 알아듣지도 못하지만 그화면속에 빠져드는데...

갑자기 코끝으로 이상한 냄새가 전해져 옵니다. 순간 '앗차~' 하는 생각에 급히 주방으로 달려가 보니 후라이팬 기름이 너무 과열되어 후라이팬 두껑 손잡이가 녹아서 불이붙으면서 매캐한 연기를 뿜으면서...

너무 급해서 수저로 두껑을 밀어내었더니 순식간에 후라이팬의 기름위로 불이 번지고... 그렇다고 불이 붙은 후라이팬을 손으로 잡을수도 없고해서

냉동실에 있던 치킨롤을 하나 집어 넣었습니다. 분명히 차가운 치킨롤이 들어가면 뜨거운 기름이 식을거란 생각에...

하지만 뜨거운 기름속에 치킨롤이 들어가는 순간 치킨롤이 튀겨지기 무섭게 숯덩이로 변하면서 화락~ 불이 붙으면서 온통 불길이 후라이팬 전체로 번지고 거센 불길은 주방 천정까지 치솟고 이미 주방안은 순식간에 시커먼 연기가 가득차면서...

p.s:글을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