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유모차 밀고가는 할머니에게 사연을 물었더니...

2009. 10. 14. 07:30공사판일기

※할머니는 왜 빈 유모차를 밀고가는 사연은...

처럼 한가한 날 특별한 일도 없고 해서 조금일찍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항상 12시가 땡~하면 식당으로 향하지만 오늘은 새로운 작업자에게 식당을 소개한다고

김반장님 조금 일찍 가자고 성화입니다. 반장님을 먼저 보내고 습관처럼 작은 똑딱이를 주머니에 넣고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늘상 다니는 길이지만 매일매일 주변 풍경은 조금씩 조금씩 황금빛으로 물들고 풍성함으로 가득합니다.

가을은 보고만 있어도 풍요롭고 넉넉합니다.

하지만 우리들 눈에 비친 아름다운 농촌의 풍경처럼 농부들의 마음속은 풍요롭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어느 농촌이나 다를바없이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은 거의 노인분들입니다.

그나마 젊다는 분들이 60대 초반 대부분의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은 70을 훌쩍 넘기셨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곡식값이 떨어져 결국 허리가 뿌러지도록 일을 하고도 손에 쥐는돈은 고작

농약값에 약값 병원 치료비로도 모자랄 정도이니...우리의 농촌현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마전부터 종종 할머니가 빈 유모차를 밀고 가는 모습을 심심챦게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린 손자를 유아원에 태워다주고고 돌아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결코 아이들을 태우기 위한 유모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지만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일이라 생각하고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았습니다.그리고 잊었습니다.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점심시간에 또 다른 할머니가 유모차를 밀고 가는 모습을 보고는 인사를 드리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할머니 혹시 다리가 불편하셔서 지팡이 대신 유모차를 밀고 가시나요? "

"무릎이 안 좋아서예~"

"할머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아직 얼마 안됬어예~"

할머니는 부끄러운듯이  말끝을 흐트리시며 끝까지 존댓말로 질문에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말씀을 낮추셔도 되는데 오히려 듣는 제가 불편했습니다.

점심을 먹는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날 우리들의 자화상을 본듯해서 마음이 아렸습니다. 우리들도 서서히 나이들어 가는데...

문득 시골에 계신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종종 뵐때마다 식탁위에 수북히 쌓여있는 약봉지며, 병원처방전등을 볼때면 참 마음이 아프지만 딱히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아직도 불혹이 넘은 자식 걱정에 맘편한 날이 없으니...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