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고기맛이 그리운 눈내린날의 일상속으로...

2010. 1. 12. 10:13꿈이야기

※참새고기맛 아시나요?

마전 이곳 대구에도 정말 눈다운 눈이 함빡 내렸습니다.

대구에서 눈을 구경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기에 불현듯 어릴적 시골에서 눈내리는 날이면 즐거웠던 아련한

참새사냥과 부엌아궁이 앞에서 구워먹던 참새구이에 대한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채10살이 되지 않았던 시절이니 지금으로부터 35~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듯합니다.

그때 겨울은 요즘보다 눈도 흔했고 춥기도 무척 추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저녁무렵 쇠죽을 끓여 소에게 먼저 죽을 주고 난다음 가족들이 저녁밥을 먹은듯합니다.

그시절 시골 어느집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소는 재산목록 1호였으니 항상 사람보다 우선이었습니다.

그렇게 눈이 내리는날 저녁이면 방안가득 다음날 참새사냥준비로 번잡하고...

아버지는  일년동안 사용치 않은 공기총을 꺼내어 형광등불에 비추어 보며 기름칠도 하시며 내일 사냥을

준비하시고 나와 동생은 충실한 똘마니처럼 일년동안 사용치 않아 먼지 뽀얀 탄띠에 꽃혀있는 탄피에 좁쌀같은

은빛 산탄알갱이를 조심조심 채워넣고 그렇게 탄티가득 실탄을 만들어 다음날 참새사냥을 갈준비를 마치고 나면 

나면 동생과 나는 마냥 신이나서 잠을 이룰수가없었습니다.

하지만 기쁜것도 잠시 혹여 아침에 늦잠을 자버리면 아버님 혼자서 사냥을 나가실까봐~

 

전에는 정말 흔하디 흔한것이 참새였는데 요즘은 참새를 구경하기가 그리쉽지만은

않습니다. 오죽했으면 참새사진도 귀해서 블로그 이웃인 이담님에게 빌려왔습니다.

어제부터 참새사진 빌려주었다고 참새구이(?) 독촉하는데...

그래서 오늘은 참새를 잘 구워야 합니다.

 

그렇게 눈오늘날 저녁 가족들과 둘러앉아 사냥채비를 마치고 다음날 아침 사냥을 나서기전

반드시 나와 동생은 한가지 준비를 해야 합니다.

바로 아버지가 사냥한 참새를 잘 보관(?)해야할 통이나 봉지를 준비해야하는데...

이때 필요한것은 통이나 비닐봉지가 아니고 시골에서 흔한 새끼줄이면 됩니다.

동생이 광에가서 새끼줄 한토막을 가지고 오면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끝부분이 풀리지 않게 한바퀴돌려 질끈 묶어주면 준비 끝입니다.

이렇게 모든 준비가 끝이나면 아버지는 충성스런 똘마니 둘을 데리고 참새사냥을 따나게 됩니다. 이때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는 항상 천방지축으로

우리들보다 한발 앞장서서 집밖으로 달려갑니다. 정말 눈이오면 개가 좋아한다는 사실 진짜입니다.

성금한 마음에 아버지보다 앞장서서 어디에 참새가 있나 두리번 거리면서 참새가 있는곳을 발견하면 동생은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면서 손짓으로 아버지에게 알려주고 그러고 나면 재빨리 아버지보다 뒷쪽으로 와서 납작 엎드려며 고개만 빼끔내밀고 총에 맞은 참새가 어디로 떨어지는지 낙하지점을 확인하곤

합니다. 이윽고 "피육~" 그때 공기총 소리는 분명 "탕"이 아니고 바람빠지는 소리 피육~ 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대나무 숲에 앉아있던 참새무리들이 총소리에 놀라 푸드득 하늘을 향해 날아가면서 흰솜털같은 깃털을 바람결에 날리우고...

이순간을 기다렸다는듯이 동생은 잘 훈련된 사냥개처럼 달려나가 떨어진 참새를 주워들고 어디에 총알을 맞았는지 확인을 하고 나에게로 가져오면 새끼줄을 살짝 비틀어 틈이 생긴 공간에다 참새머리를 집어넣고 다시 놓으면 새끼줄사이에 참새목이 딱 끼워지고...

그렇게 또 다른곳으로 이번에는 정미소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정미소에는 낱알곡들이 많기 때문에 정말 참새들이 버글버글 합니다.

운좋게 한방에 두마리를 잡을수도 있습니다.이렇게 정미소에서 또 몇마리의 참새를 사냥하고 다시 조금전 대나무 밭으로 와보면 정말이지 머리나쁜 참새들이 또 그곳에서 "짹짹~"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또 "피육~" 이렇게 한두시간 정도 참새 사냥을 하고나면 새끼줄에는 참새가 주렁주렁 열리고

날씨도 춥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제 부터는 잡은 참새를 맛있게 구워먹는 시간입니다.

고소하고 짭쪼롬한 참새고기맛을 생각하니 입안에 침이가득 고이기 시작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면 울어무이 인기척에 내다보시면서 "마이 잡았나?"

하시면 의기양양하게 꼭 내가 잡은것처럼 새끼줄에 주렁주렁 매달린 참새꾸러미를 보여주면서 으쓱하던 그철없던 시절...

동생은 정지(부엌)으로 가서 왕소금과 석쇠를 가져오고 나는 쇠죽 끓이는 부엌 아궁이 앞에서 곧 참새를 내려놓고 총을 방안에 모셔놓고 나오실 아버지를 기다립니다. 함부로 부엌아궁이에 참새를 집어 넣거나 불을 피우다가는 통째로 참새를 태워버리거나 불을 낼수 있기에...

잠시후 아궁이앞에 오신 아버지는 부지깽이로 아침에 쇠죽을 끓이고 남았던 잔불들을 헤집고 남아있는 숯덩이들을 아궁이 입구쪽으로 끄집어 내어 제법

보기좋게 둥그렇게 숯불을 만드십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부지깽이 하나로 잔불을 정리하고 조그만 숯조각들을 골라내며 불을 피우는 모습이 마치 요술을 부리는듯 신통합니다.잠시후 숯불이 정리되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새끼꾸러미를 부억아궁이 속으로 던져넣습니다.

"치지직~포록~ 포록~칙~"  순간 부억아궁이 전체에 노린내 아니 머리카락 타는 냄새와 함께 순식간에 참새들의 복스러운 털옷이 사라져 버리고 홀딱벗은 알몸이 드러나고 제법 통통했던 참새들이 일순간 조그마한 고깃덩이로 변하는 순간입니다.아버지는 이순간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부지깽이로 참새들을 아궁이 밖으로 끄집어 내고 헌 목장갑을 끼시고 털이 다타버린 참새들을 한손에 쥐고 몸통에 붙어있던 찌꺼기들을 다른손으로 훝어내고 작은칼로

꼭 애기 궁둥이 같이 통통하고 빨간 참새의 배를 살짝 가르면 뽀오얀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엄지손톱만한 내장들을 끄집어내시는데...

그리고는 동생이 가지고온 석쇠위에다 손질한 참새들을 줄맞추어 가기런히 놓으시고 왕소금으로 톡톡~ 그리고는 석쇠를 덮고 아궁이속으로...

아궁이 속에서 참새가 익어갈무렵 나와 동생은 고소한 참새구이의 냄새에 조바심을 참지 못하고 혹시 참새가 타지않을까! 안절부절하면 아버지 태연히

석쇠를 끄집어내어 다시한번 뒤집어 넣으시고...

드뎌 기다리고 기다리던 참새구이가 완성이 되었습니다.석쇠를 부억아궁이 앞에 펼쳐놓고  잘익었나 검사를 하고 아버지가 먼저 시식을 해야만 먹을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아버지는 참새의 몸통을 드시지 않으셨던것 같습니다. 항상 참새를 집어들고 대가리를 뚝떼어서 입에 넣으시곤 우물우물~

 

" 참새는 머리가 제일 맛있데이~" 하시면서 몸통을 우리들에게 먹으라고 주셨습니다. 나와 동생은 그이유를 몰랐습니다.정말 참새머리가 맛있어서

아버지는 참새머리만 드시고 몸통은 아이들에게 주는줄 알았습니다. 그때는 정말 그런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렴풋이 참새 머리가 몸통보다는 맛이 없다는것을  결혼을 해서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다보니 조금은 알듯합니다.세상의 아버지는 모두 자식들에게는 한결같은 마음이라는것을...

아버지 어먼니 사랑합니다.오래도록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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